여유시간을 적당히 즐길 만큼
가을이 곁에 와 있다.
나만큼 여름을 보내기 싫은 꽃들인지
기도 제대로 펴지 못한 꽃들이 더러 눈에 띈다
언제 부터인지 잔디만 남기고 다 풀씨를 죽여 버리는 신통한 약이 나온 뒤
유년시절 가까이서 보았던 낯익은 풀들은 이제 찾아 보기 어려워졌다.
환경을 살린다는것은
어느 한 가지에 치우치는것이 아니라 共存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 한다.
징검다리 주변 약간의 흙에 뿌리 내린 선씀바귀는 이제 곷을 피우고 있다.
이 녀석은 무엇에 붙어 날아 왔는지 모르지만
들판이나 길가 어디서나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미국쑥부쟁이다.
털별꽃아재비
지나쳐 보면 잡초
가까이 보면 보석처럼 맑은 꽃이 보인다.
쑥부쟁이
야산에 흔히 자라는 이 친구가 전선주 보호철망 안에 자리 잡고 피어 있었다.
한련초
줄기를 자르면 검은 즙이 나온다.
머리염색약의 원료가 된다고 한다.
쓸모 없이 이세상에 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가보다.
개여뀌
집단으로 서식 하는 이 녀석
어찌해서 왕따를 당했는지
길바닥에 혼자 피어 있다.
물가에 태어 났더라면 친구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가끔 하찮은 사물에서 인연을 생각한다
조각품의 일부를 사랑하는 능소화
휘어 감고 오르는 모습이 우리네 일상에서 만나는 인연들을 떠 올리게 한다
칠엽수나무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참 씩씩하게 여름을 보낸 이 친구의 모습이 좋다.
배롱나무
피고지고 100일을 간다는 배롱나무 (목백일홍)
이제 잎이 붉어지면서 또 다른 꽃으로 보인다.
바람결에 어디선가 달큰한 냄새가 난다.
솜사탕냄새 같은 이 냄새...
아~ 계수나무가 단풍들기 시작했구나.
가을날 계수나무 아래서 맡는 솜사탕 냄새가 좋다.
기억속에 한장면 같은 조각품
저 나팔을 불면 내 기억속에 친구들이 하나 둘 나타나 줄까?
모든 기억이 다 또렷하진 않다
그래도
그 중 한가지씩은 선명해 질 때가 있다.
사랑의 눈빛
부러운 장면이다.
카메라 하나 들고 앉아 있으면
이세상이 한눈에 보인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