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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것들/조류

딱새의 이소 (離巢)

겨울이 가고

꽃이 피고 신록이 우거진 한 여름

곤충들도 번식을 위한 노력이 눈물겹고

새들은 이제 막 이소를 준비 하는 철이 되었습니다.

초여름

가끔씩 눈에 띄던 딱새 부부가 우리 골목 끝집 어딘가에 둥지를 튼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이웃이 되어

간간이 마주쳤지만 곁을 주지 않으니 눈 맞춤 할 기회가 좀체로 없었는데...

 

 

얼마 전 부터

어둠이 가시기 무섭게 딱새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 했습니다.

나의 잠을 깨우려는 것이려니 했더니

그동안 부화된 새끼들을 양육 하느라 바빴던 모양입니다.

 

서서히 유조들이 얼굴을 내밀더니

모성애는 다 같은가봅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새끼들 챙기는 일에만 열중할 뿐 멀리 날아가지 않습니다.

 

얘야~

엄마 목소리를기억하렴~

그리고 부르면 밖으로 나오는거야~

한 발 두 발 ... 옳지 그렇게.

 

 

 

 

주변을 맴돌며 이리 저리 날기를 유도하는듯

잠시도 부르는 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

 

아기새는

엄마의 마음을 알아챈듯

드디어~

날아 오르더니 대문 위 지붕에 앉아 엄마의 부름에 화답합니다.

 

 

 

다시 날아 올라

더 높이 날아 보라고 재촉 하는 것 같습니다.

혹독하리만치 훈련을 시키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부르고 날아 오르고

저만치 가서 부르면 또 따라가고...

 

 

 

엄마 ,

세상에 나가는게 두려워요~

겁에 질린것도 같고 ,호기심에 가득한 저 눈망울

 

 

 

괜찮아

이제 너 혼자 살아 가야 해

두려움을 버리고 훨훨 날아 봐 ~

 

 

 

 

 

 

저도 이제 혼자 살아야 한다구요?

엄마,

제게 알려 주세요.

세상에 많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살아 갈수 있는 방법을...

아가야

세상살이란 가르쳐 준다고 거져 살아 지는게 아니란다.

네가 부딪치고 일어서며 깨달아 가야 하는거야~

 

이제 먹이를 구하는 방법도 네가 터득해야 할 일이지.

이리 와

이제 엄마가 네게 가져다 주는 일은 하지 않을거야.

힘내!

이제 넌 홀로 서야 해.

아가야~

이 세상 우리 헤어져 살아도 열심히 살자.

사랑해,사랑해~ 나의 아가야~

 

새들은 알에서 깨어나 한 달이 되면 대부분 이소를 한답니다.

딱새 식구들이 떠나고 나면

많이 서운할 것 같습니다.

 

PS:

아직도 엄마를 마음속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이소란 영원히 불가능한게 아닐까 생각 합니다.

가장 이기적인 동물 ,

인간입니다. 그 중에 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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