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뒷산 양지쪽 무덤가에 소복히 피어 나던 할미꽃. 멧비둘기 우는 한나절을 무서운줄 모르고 나는 놀았네. 울엄마 부르시는 소리에 바삐 내려오던 산비탈에서 나무 등걸에 걸려 찢어진 코고무신. 울수조차 없던 어린시절...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은 바쁜 모내기철에 꽃이 한가로이 피우는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깽깽이는 해금같은 전통악기를 이르는 말인데 그 소리가 가늘고 높고 끈적거려 야유 조롱 비하하기에 알맞은 느낌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뿌리가 노랗다고 황련, 조선황련이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산련풀이라고 부른다. 한방에서는 9∼10월에 뿌리줄기를 캐서 말린 것을 모황련(毛黃蓮)이라 하여 소화불량·식욕부진·오심(惡心)·장염·설사· 구내염·안질 등에 처방한다. 환경부가 1998년부터 보호야생식물 27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봄 밤은 깊어 가고 이 밤에도 피어나는 고운 꽃들은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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