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바람따라

무주 반딧불이를 찾아...

 

이른 아침 

다섯명의 여고동창들이  잠실 사거리에서  

모여 무주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니

그동안 못한 얘기들로 차안은 떠들썩하다.

고향이란 어머니의 품과 같은가보다.

고향이 같다는 이유 하나가 우릴 곧 하나로 묶어 놓았으니 행복지수 상한가다.

 

 무주에 들어서서 만난 이 길은 유명한 벚꽃길이란다.

꽃이 없으면 어때

초록터널도 충분히 아름다운걸...

 비워두었던 뜰에 익어가는 주목나무 열매가 반갑다며 호들갑들이다.

 

무주리조트

해 지기 전에 곤도라 타고 향적봉에 가서 야생화 사냥을 하자고

달려 갔건만 곤도라 금일 점검중이란다.

덩치 큰 아지매가 찾아온다는 정보가 새기라도 한걸까?

가는날이 장날?

하긴 무주읍내 장날이긴 했다.

장터에 앉아 먹은 묵국시 참 구수한 할머니 맛이었다.

 돌아서 나오려니 영 서운하다

뭐라도 담아 보자.

꽃범의 꼬리가 덕유산을 배경으로 근사하다,

자리가 인물을 만드는 건지 ,인물이 좋으니 그 자리에 있는건지 늘 궁금한 세상사다.

 어린시절 장독대에 심어 두었던 풍접초.

그땐 나빌 닮아 나비꽃이라 했었지.

역광을 받아 신비스런 꽃잔치를 벌이고 있다.

 붉든 토끼풀에 앉은 줄점팔랑나비

너도 눈 맞춤 잠시 하고

 물까치는

먼길에 헛탕치게 해서 미안하다는듯

두녀석이 지절댄다.

괘안타~

무주 곤도라가 어디 가겠느냐?

내가 또 오면 되느니라~~

그러나 못내 아쉬워서

친구들은 뛰어 다니며 추억의 사진을 담았다.

웃어라,

뛰어라,S라인은 어떠냐~~

맘껏 웃어가며 유년시절로 잠시 돌아 갔다.

 

 잠자리도 미인은 알아 보나보다.

고운손에 앉아 포즈까지 취해준다.

야~ 이 아줌마 별명이 고은아란거 너 알아?

 숙소에 돌아 와서도

밥할 생각들은 다 접어 두고

계곡을 뒤지는 친구들

주변 가옥 담장엔 낯익은 꽃들이 피었다.

 

 새콩이다.

우리 새언니 시집오던날의 버선신은 발이 떠오르는 새콩.

보랏빛 꽃잎술이 곱기도 하지. 

 소금을 예도 뿌려 두었더냐.

게으른 이가 짓는 농사라는  메밀

하얗게 피었으니 찬바람이 불 때도 된거야~ 

 낼 다시 가보자는 친구들

과연 곤도라가 내일은 우릴 태워줄 것인지?

참 타보고 싶은 곤도라...^^*

두런두런 떠드는 밤이 깊어갈 즈음

"사는동안"

이란 아주 근사한 이름의 술한잔에 우정을 다지리라 부라보!

그러나 술맛은 참 애매하기만 한 내 인생 같았다.

처음엔 한방에 모여 떠들더니 잠들기 시작하니

하나 둘 베개 들고 이방저방으로...

사전에 예견 되지 않았던 외박이기에 낭군 생각들이 난것일까?

 

 밤은 깊어 가고

앞계곡에 물소리,뜰에 풀벌레 소리

정말 내 집에서 멀리 왔다는게 실감난다.

낼 아침 창을 열어 노송의 향기를 흠뻑 마셔 보자...

아함~~~^^*졸려~

ZZZZZ

1957

'꽃&바람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길도 휘휘돌아,내 마음도 휘휘돌아...  (0) 2007.09.14
까마귀들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0) 2007.09.14
주상절리  (0) 2007.09.10
왕방울 시스터즈의 만남  (0) 2007.08.15
공세리성당(2007 .1. 16)  (0) 2007.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