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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따라바람따라

까마귀들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1959
 
무주에서 서둘러 다시 찾아 간 곤도라 탑승장,
여전히 우릴 거부하고 있었고
안내하시는 분 말씀은 내일까지 점검이란다.
그럼 몇월몇일부터 몇월몇일 까지라고 써 두어야지.
매일 금일이라면 우린 어쩌란 말???
할수 없다.
기수를 동으로 돌려 안동 지방을 섭렵하고 가자.
고향까마귀들은 그렇게 동쪽을 향해 달리게 되었다.  
 
88고속도로,
다른지방의 자동차전용도로보다 형편이 없건만 통행료를 내란다.
참 더디게 가는 저속도로,답답했다.

 안동땅 접어드니

분위기가 영 다르다

전에 스쳐 가면서 곁눈질로만 보았던 고장

기껏 찜닭생각이나 하고 별로 맛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렸더니

잘못된 나의 생각이었다.

정치,경제,문화,역사,등등...

만능인 베스트드라이버 내 친구의 해설까지 곁들이니 정말 최상의 여행길이다.

 

천등산 봉정사를 향해 달려 가는길에 종택을 담았다.

메밀이며 참깨타작하는 여인네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았다.

 봉정사 당도하니

소박하며 아른다운 풍경에 마음은 정갈해지고

우리나라 최고으의 목조 건축물은 영주 부석사로 알았는데

이곳에서 발견된 대들보의 연대를 살펴보니 극락전이 더 오래된 건축물이었으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의 촬영지라는 설명.

난 이곳에서 간절한 내 소망 하나를 내려 놓고 돌아왔다.

-옴 마니 반메훔 -

번뇌와 해탈은 둘이 아니라는데...

 

 극락전

 산신각

 

 

 산신각 뜰에 피어 있던 달개비

 

 천일홍은

화무십일홍이 무색하게 고운 얼굴이다.

 산사 열매도 빨갛게 익어 가고...

 봉정사 우측에 영산암

 

 꽃비를 감상할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때가 아니라서...

 배려

 

문지방 넘는 이가 다칠세라

둥글게 다듬어 둔 문지방.

 

 

 댓돌위의 고무신이 정갈하다.

가을 채비로 문에 창호지 바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영산암 뜰에서 올려다본 배롱나무

어딜가나 흔히 보는 나무였지만 수형도 아름답고 꽃도 아름답고...

 봉정사 텃밭에 심어둔 배초향.

나비들이 무척 많았다.

 벌개미취의 예쁜 얼굴들 ...

도둑놈갈고리는

숲속에서 영글어가고  

댕댕이 덩굴도 파랗게익어간다.

전에는 이 댕댕이덩굴로 짠 바구니가 상품이었는데

지금은 구경을 할 수가 없다.

 

대웅전 끝에 풍경소리 들으며

내 답답한 마음도 저 끝에 매달아

바람 부는대로 조금씩 덜어 냈으면...

그랬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만 돌아 보았다.

 

 봉정사를 내려 오는 길가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대신하고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돌아보기로 하고...

 

아~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나의 위로가 되고

나의 기쁨이 되고

나의 바다가 되어주는 내 친구들

그대들의 뜰에 영원히 머물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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