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비싸리가 피기 시작했다.
나의 어머니는 저 눈싸리꽃이 피면 딸네집에 가지말라는 옛 얘기가 있다고 들려 주셨다.
춘궁기,즉 보리이삭이 패고 익어갈 때 까지 보릿고개가 이 무렵이었나 보다.
생각 해 보니지금이다.
먼산에 꿩이 알을 품고
모자리하기 위해 논에 물을 대고 써래질을 하던 그 무렵.
그렇게 시작되는 푸르름 ...
유년의 기억속에 있는 보리밭을 찾아 남쪽으로 떠난 우리좋은님들의 하루를 되돌아 본다.
서울에서 7시 전 출발한 우리 일행이 한참을 가고 있을 때
창밖의 물체는 서서히 초록으로 다가 왔다.
저만치 언덕을 내려오는 들길을
빨자전거를 탄 집배원 아저씨가 달려 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목을 길게 빼고 먼 곳을 보았다.
모녀인가 보다.
얼굴 표정이 편하고 행복해 보이는걸로 난 담박에 알 수 있었다.
나도 딸아일 데리고 와 저 보리밭 사잇길을 걸어 보면 좋았을것을...
무엇을 담고 있을까?
멀리 카메라를 든것을 보니 넓은 보리밭을 모두 다 ~~ 담으려나 보다.
보리밭은 초록 도화지
난 잘 보이게 노란 유채꽃을 그릴거야~
점심은 진수성찬으로 해결하고
장어에 복분자주라~
오후 스케줄을 진행 하는건 문제가 아니지.
줄포 생태학습원
무한의 넓이를 전혀 가늠하기 힘든 갯벌과,하늘... 그리고 벌판
백년대계를 내다보듯
더디게...서서히 변화 하는 중.
잘 가꾸어진 도심의 풍경에 익숙한 우리에게
다소 생경한 풍경이었지만 눈길 멀리 주어도 나를 막고 있는것 하나 없는 벌판의 바람이 좋은 곳~
물이 다 빠져나간 갯벌을 해당화 무리가 지키고 있었다.
천천히 걸어도 좋을 길
친구랑 걸으면 더 좋을 길...
멍석딸기에 암먹부전나비가 앉았다.
나비가 좋다.
꽃이 좋다.
자유롭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들풀들
살갈퀴도 이 곳에선 인물이 난다.
누구의 배려일까샤스타데이지가 꽃을 피웠다.
고운 우리님도 꽃이 되었다.
수레국화도 피기 시작했다.
파란 이 꽃이 난 좋다.
양귀비 보다 붉은 그리움이 될 오늘
바람개비처럼 내 기억을 돌리면 또렷이 다시 기억 되기를 바란다.
바로 이 땅비싸리
이 꽃이 피면 춘궁기가 시작된다고 ...
눈길 밖에서도 잘 자라고 피어나는 떡쑥
황금측백나무
노란빛이 도는 이 나무는 별 같은 씨앗 주머니를 달고 있다.
제한 된 공간이 아님이 좋았다.
어디라도 작은 풀꽃 하나만 있으면 잘 노는(?)우리 향기님들.
한참을 달려
모내기가 듬성듬성 돼 있는 들길을 따라 들어 간 곳
송참봉댁 조선마을
잠시 아나로그 시대로 돌아 간 느낌이었다.
야트막한 초가집과
좁은 고샅길...
잠시 머무는 동안 나의 50년 전을 잠시 떠올렸다.
초입을 들어서는 길 섶엔 산딸기나무 꽃이 피었고 푸른부전나비가 날아들었다.
노린재나무도 꽃이 활짝 피었고
엉겅퀴도 꽃잎을 달고 있는 중...
수줍은 듯 고개를 든 딸기꽃.
실하지는 않았지만 향이 진했던 어릴적 우리집 장독대 옆의 딸기가 생각났다.
저 작은 집에서 잠을 청하면
은하수를 볼 수 있을까?
두견이 우는 밤이 무서웠던 그 시절로 잠시라도 온전하게 되 돌릴 수 있을까?
한 바퀴 돌아 본 후
들어 설 때 보았던 무덤가에 어떤 꽃이 있을까 궁금해 슬며시 들어가 보았다.
씀바귀들은 꽃잎을 닫은채 바람에 흔들리고
자세 낮춰 찾아 보니 애기풀이 피었다.
참 반가운 작은 꽃이다.
옆에서 포르르 날아 오르는 작은주홍부전나비.
오호라~
너의 잠을 방해 했구나.
그러나 난 네가 좋아~
날개의 무늬을 보니 너도 여자였구나.
돌아 오는 길은 늘 그렇듯 아쉬움이 남는다.
종일 흐리던 하늘이 파래지고
그래도 수줍은 해는 구름뒤에서 숨바꼭질 하는 초여름 저녁.
피곤함을 잊은 우리 좋은 님들은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
한 목소리로 노래 하고 ....
점점 저물어 가는 하루가 아깝다 ㅠㅠ
몇 년이 흐른 뒤에도
아니 그 후에도
내 추억의 한 페이지에 각인 되어 있을 우리 님들
나도 다른 님들 기억속에 희미하게나마 남겨지기를...
바삐 돌아 본 오늘의 고창지역 기행.
많은 이들이 함께 하지 못헤 서운했지만
오붓하고 정다웠던 시간들 오래 기억 하겠습니다.
지나간 것은 다 아름다움으로 남는 법.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비타민이 될 것을 믿습니다.
함께한 좋은 님들 고맙습니다.
-화니님 사진-
송참봉댁 앞에서 단체사진
편안하고 절제된 구도의 사진들.
주이님 다운 글과 사진,즐감합니다. 10.05.16 11:04
슬그머니 없어지고 나타나면 다른것을 보는
에구 난 뭐한거야
무얼 좇아다녔을까
무엇을 봤던 무엇을 느꼈던
함께 했던 그순간의 소중함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듯
역쉬
넘넘 좋아라
언냐 우리 또 가자고요
대자연의 품으로요
멋진 기행 즐감합니다.. 05:23
건강해진 모습을 보게되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우리님들 모두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볼 수 있기 바랍니다
그 시선으로 담아오신 님의 그림이 글과 음악과 함께 가슴에 그대로 스며 듭니다.아름다운 나들이길 보여주신 님께 감사한 마음 놓고 갑니다....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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