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발을 염두에 둔 때문인지
잠을 설치고 좋은 님들과 함께 할 탐사길에 대한 기대로 길을 나섰습니다.
진동계곡에 도착하자
물 소리 시원하고 먼산 바람소리가 귓전에 와 닿습니다.
징검다리 건너는 계곡 초입에는 노란눈의 괭이눈이 반깁니다.
꿩의바람꽃을 이 봄에 다시 만나다니
정든 친구 얼굴처럼 반갑습니다.
주변에서 청노루귀를 보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참 반가웠지요.
박새에 기대어 모진 바람을 피하고 있었을까요?
걷는 내내 제일 많이 본 흰색노루귀.
계곡의 모진 바람을 작은 몸짓으로 견뎌 내고 있으니 참 대견스러웠지요.
노랑제비꽃
제비꽃중의 얼짱
작은키가 앙증맞아 손바닥에 꼭 안아 주고 싶었던 노랑제비꽃비니다.
현호색
몇종류의 현호색이 보였지요.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지 한참씩 씨름을 해야만 셔터를 누를 수 있었지요.
그러나 한가지...
바람도 쉬어가며 분다는 것을 이내 알아 내었습니다.
박쥐나물도 계곡에서 기지개를 켜고...
개감수는 새색시 처럼 얼굴도 제대로 못들고 홍조를 띄고 있습니다.
홀아비바람꽃
이 곱고 여린 바람꽃의 이름이 왜 홀아비가 되었는지...
청초하기 이를데 없는 아름다운 바람꽃입니다.
뿔족두리풀
잎이 다 피지도 않은 작은 족두리풀.
이 곳의 꽃은 하늘을 향해 피었습니다.
중의무릇
이 번에 처음 만난 왜미나리아재비
처음 본 친구는 그저 반갑기 마련 ~~
악수!☞☜
물가를 좋아하는 동의나물
습지이니 엎드려 볼 수도
앉아 볼 수도 없어 엉거주춤 눈맞춤.
숲 속의 요정 얼레지
나비가 되어 다 날아 간줄 알았던 얼레지를 이렇게 고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니...
명색이 한계령풀 답사인데
고지를 눈 앞에 두고 길이 엇갈려 저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못 만난 저를 위해 꿈돌님이 선물로 주신 한계령풀입니다.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듯
씩씩하게 보이는 박새의 새싹을 저는 참 좋아 합니다.
숲에 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친구들을 향해 어서 일어 나라고
내가 잘 지켜 주겠다고 ... 그렇게 외치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숲에서 박새의 군락지를 만나면 참 행복해지곤 합니다.
숲은 아직도 동면중일까요?
군데군데 찢어진 벽지 처럼 얼음장이 남아 있습니다.
산 정상엔 눈에 발이 묻힌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오는 봄은 숲에 깃들고
꽃을 피우고 나무들은 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영혼을 깨우는듯한 바람소리
그곳은 꽃이 있고 새가 있고 온갖 동물들이 공존 하는 곳
그래서 바람소리 가득한 숲은 적막하지만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름다운 자연 늘 그자리에 있어 언제 찾아가도 다시 나를 안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행에서 이탈 되면 멧돼지의 성찬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진퇴양난의 길에서도 무조건 전진을 했지만
결국 인연이 닿지 않은 한계령풀을 아마도 오래 그리워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 못 만난 미련 때문에 언젠가 디시 그 곳을 찾아 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가끔 소중한 그 무엇을 다 갖지 못했더라도 남은 희망으로 알고 닿기를 원하며 살아갈 일입니다.
함께 한 하루... 나의 일기장에 참 아름다운 날이었다고 별 다섯개를 그려 놓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꽃향기많은집회원들-
꽃향기 주인장 화니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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