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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우리아들을 고발 합니다 (오래된 글 중에서 )

2008.4.27

 

요즘이 중간고사 기간이었어요.

며칠을 벼락치기 공부를 하더니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고 만세를 부르며 달려 나갔지요.

주말이겠다,

시험도 끝났겠다.

그 기분이야 알지요.

서울에 가 있는 동생도 오는 주말이고

모처럼 가족들 모여 이야기도 하고 맛난것도 먹이리라 생각한건

순전히 저만의 생각이었던것을 알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단 말입니다.

 

밤 열시쯤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녀석 친구인데

아이가 술이 취해 잠이 들었으니 데리러 오라는 겁니다.

상황 파악을 해 보니 세명의 친구가 시험 뒷풀이로 한잔을 하게 됐는데

술에 약한 우리앤 잠이 들어 일어나질 않는다는군요.

 

그래도 그렇지

말 만한 장정놈들이 친구 술 취했다고 집에 전화해 데려가라니 기가 막혔지요.

요즘 택시는 네비게이션이 다 돼 있다니  

번지수 불러주고 택시타고 오너라 했지요.

택시비 들고 골목 밖에서 기다리니 세녀석이 모두 볼만합니다.

어이 없지만 데리고 들어와

꿀물 한사발 먹여 자리에 뉘고 생각하니 기운이 없습니다.

 

남편에게도 해보지 않은 일을 아들넘이 시키니

자식 가진 사람 입찬 소리 하지 말라던 생각이 납니다.

암튼 날새고 보자!

 

아침이 되어 가장 우아한 소리로 깨워

따뜻한 국에 새밥 고슬하게 지어 먹게했지요.

자신의 죄를 알기는 아는지 얼굴을 바로 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결심 했지요.

오늘 하루 반성의 의미로 가정봉사하라구요.

아침 먹은거 설거지.

커피당번하기

집안 쓸고 닦기

세탁할것 모두 손세탁 해 널기...

 

저는 컴앞에 앉아 우아하게 음악 들어가며 고발장 쓰고

아인 청소 하는 중입니다.

얼른 장가가야 한시름 덜것 같은데

남들은 그래도 이때가 좋은 때라고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이를 데가 있음이 좋습니다. ㅎㅎ

바람재 님들 가정은 평안 하시죠?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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