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애물단지
지난여름 수도권의 K대를 스물여덟에 졸업했다.
그때부터 취업은 새로운 화두가 되었고 이력서를 여기저기 써 놓고
아쉬운 대로 용돈을 벌기위해 생산업체에 단순 노동직으로 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11월에 모 대학의 조교로 1년 계약직을 나갔는데
하루하루 도살장 끌려가는 가축의 모습으로 웃음을 잃어갔고
급기야 12월 말을 기점으로 집안에 들어앉고 말았다.
그 후
왕따 당 한 아이처럼 말수가 적어들고 입 맛 없는 아이처럼 가족들 마주하고 밥상머리에 앉는 일도 피하곤 했다.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안쓰럽기도 하고 화도 나고 마음으로는 용기를 주자하면서도
막상 마주하면 속상해 퉁명스러운 어투가 되는 내 자신이 옹졸해 보이기도 했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취업뽀개기,사람인 등등 싸이트를 이 잡듯 뒤지고
자기소개서 쓰며 밤을 새다시피 했다.
또래집단을 만들어
면접스터디를 한다고 서울을 오르락내리락~
집에서도 몽유병환자처럼 자기소개를 중얼거리며 드나드니
내색 할 수 없는 부모마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함에 미안했다.
면접을 보러 스무 곳이 넘게 다녔으나
이력서를 제출한 곳마다 서류전형 내지는 최종면접까지 갔지만 희망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어제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드디어
드디어 최종합격이란다.
들떠있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파르르 떨리고
잘했다 잘했어. 그래 넌 해낼 줄 알았다.
우리나라 50대 기업 중에 한 곳,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땅의 청년들
오늘도 직장을 잡기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눈높이를 조금 맞추면 취업이 쉽다고 한다.
그러나 이래 안 되고 저래 안 되고
서로 인연이 닿아야 하는 것.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도 있을 테니 기운 잃지 말고 도전할일이다.
힘내라 힘
이 땅의 젊은 청년들
실크 세대 청년세대여~
16일
실업탈출
멋진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남은 며칠 동안 모 주류회사의 새로운 소주 홍보알바를 하기위해 나가는 녀석
목소리가 휘파람소리처럼 폴폴 난다.
다음 과제는 아들 장가보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