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해 넣어야 마음이 한가한 11월
다른 해 보다 좀 이른감은 있지만
자매들간에 약속이 돼 있으니 들뜬 마음에 오빠 댁으로 간다.
부지런하신 오빠는 절반의 준비를 다 해 놓으셨다.
배추며 무의 크기가 엄청 크다.
옛날부터 기술이 좋으신 오빠지만 농사까지 탐스레 지어 놓으신걸 보면 부지런함은 알아 드려야 한다.
한 접이 넘는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막간을 이용해 사과밭에 냉이도 캤다.
어린시절로 잠시 돌아간 기분이었다.
오빠는 유난히 동생들을 예뻐하신다.
그 감사함은 잘 알지만 연세드신 우리 새언니. 힘들게 해 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러운 마음이었다.
칠순이 넘으셨지만
내 기억속에 언니는
시집오던 날의 고운 한복을 입은 새색시 얼굴일 뿐이다.
그 언니 등에 업혀 자랐으니 내겐 참 각별한 우리언니다.
일박이일의 합숙(?) 배추절이기를 끝내고
각자 아들들이 데리러 와 싣고 와
속만 준비 해 해 넣고 나니...
아프던 허리가 다 나은 것만 같다. 휴~~~ 큰 일 했다.
주머니에 똑딱이 하나 챙겨 가 몇 장을 담아 보았다.
새벽 5시 30분
배추를 씻어야 한다고 나서는 언니들...
흐미 야속한거...
난 더 자고 싶은데...
사슴들이 깨어 아침을 알리고
나가보니 안개가 짙다.
씻어 물기가 잦아들기 기다려
각자 나누어 싣고 집으로...
돌아 오는 고향마을엔 붉은감이 주렁주렁...
내년에도 세 자매가 어울려 김장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니들 나이도 자꾸 늘어가고
오빠들 연세도 많으시고...
만날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기 (0) | 2011.12.02 |
---|---|
2011년 11월 15일 오후 05:56/내 생일 ㅎㅎ (0) | 2011.11.15 |
못 말리는 자뻑 ! (0) | 2011.11.10 |
딸아 우리 데이트 할까? (0) | 2011.11.04 |
우린 미친겨! (0) | 2011.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