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졌다
세상은 아름답지만 그 시간이 짧고
이 언저리에 머물던 5년을 접고
다른 머물 곳을 찾아 떠나려 한다.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는 아쉬움 만큼이나 미련이 남기도 하지만
어디 머물며 산들 어차피 그 곳은 내 삶에 있어 작은 시간일뿐...
그 아쉬움에 동네를 한 바퀴 돌아 본다.
월드컵경기장
오늘은 수원삼성경기가 있는 날이다.
서포터즈들의 발길이 바빠 보이는 오후 ~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조경이 잘 돼 있어
어느 곳을 둘러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가까이있는 봉녕사를 지나 원천으로 가는 둘레길을 택해 걷는다.
배수지쪽으로 접어들어 테크노벨리를 바라 볼 수 있는 언덕의 숲길을 걷는다.
월드컵경기장이 내려다 보이는 배수지 언덕
새로운 도시
전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변화
신기할 정도로 고층아파트가 자리했다.
창현고,아주대를 내려다 보면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주변 절개지 양지쪽엔 꽃들과 나비들이 함께하여
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 주는 듯 하다.
낭아초
광교신도시가 형성되고 있는 곳도 지나고...
아직 편의시설이 없고
입주 전이긴 하지만
계획된 도시의 깔끔함을 볼 날이 머지 않았다.
길 섶에서 마주치는 낯익은 작은 풀꽃친구들
강아지풀
괭이밥
기생초
달맞이꽃
당매자나무
루드베키아
미국자리공
넝쿨장미
주홍서나물
코스모스
토끼풀
한련초
팥배나무
종이꽃
광교테크노벨리는 휴일이라 조용하다
테크노벨리에서
봉녕사에 이르는 길
좋은 시를 읽으며 걸을 수 있는 사색의 길이다.
호젓한 산길을 또 천천히 천천히 걸어 나오면
봉녕사 주차장에 이르고
경내로 들어 길 수 있다.
봉녕사 마당가에 핀 소국도 만나고
가끔 내 마음을 닮은 이런 풍경을 만난다
괜시리 오지랖넓게 구석구석 걸어 보고 싶은 마음이 되기 때문에...
그래 영원한것 없으니
또 다른 내일이 나를 맞아 줄 것이다.
차창에 스치는 가을 풍경처럼
시간은 또 그렇게 내 앞을 지나 갈 것이다.
이런 저런 소소한 풍경들이
걷는 길을 멈추게 한다
광교산 형제봉이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오후
내일은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수원은 적당히 분주하고
사색의 공간도 많은 아름다운 곳이다.
가을이 깊어 가는 날 작은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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