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람불어 좋은 날
길 나서니
시리도록 파란하늘 눈 앞에 있네.
그립다 써볼까
보고픈 얼굴 눈에 어려
고개들어 먼 하늘 보네.
2.
바람결에 참죽나무 꽃이 싸락눈처럼 떨어졌다.
먼 기억속의 친구가 보이는 것 같아
살며시 눈 감고 그 때를 떠 올려본다.
흔날리는 눈발처럼 세어버린 머리칼
언제 이 자리에 와 있었는지
문득 낯설게 다가오는 오늘
지나간 것은 빛 바랜 그림되어
내 머릿속에 걸린지 오래인데...
3.
함께 산 세월이 얼만데
때로는 겨울비처럼 차고 낯설고
때로는 봄 아지랑이처럼 멀미나게 한다.
그래도 함께여야 하는 이유
그것은 둘 다 못난 탓이라.
이런 세월도 돌아보면
그리움이 되고 아픔이 되어
내 안에 긴 강을 만들겠지.
지나간 시간들 수정할 수 없으니
그저 지금처럼 인내함이 옳은거라고
변명으로 나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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