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常

한의원에서

해맞이를 거꾸로 한 것은 아닐진데

자고나니 어깨에 돌덩이 하나 얹어놓은듯 통증이 심해

가까운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새해 신고식 치고는 고약한 일이지만

병은 키워봐야 득 될일이 아니니까요.

 

자상하게 생긴 한의사님이 이름을 불러 줍니다.

참 이상한 것이 미장원에 앉아 거울속의 나를 보면 꽤 괜찮은 것 같아 머리 다듬는 일을 미루고 싶어지는 것처럼

의사선생님 앞에 앉으니 통증이 반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냥 참을 걸 그랬나?

머리속이 복잡한데

이런저런 질문을 합니다.

진맥을 보거나 그것이 순서아니던가? 갸우뚱 하는데

한참 나눈 이야기속에서 마음을 읽으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용한 점쟁이마냥 쏙쏙 짚어냅니다.

여기서 또 절반은 나은 것 같습니다 .

 

잠시 누워 보라기에 어깨에 침을 놓는가 했더니

아니 ~

얼토당토 않아 보이는 코 안 깊은 곳에 침을 꽂습니다.

두어방 아야 소리 못하고 침을 맞았구요

쥐어주는 휴지로 양쪽에서 코피를 받아내고 숨쉬기를 하고

눈을 깊이 감았다 떴다하고 또 의사 샘 따라서 팔운동,고개운동...

숨쉬기운동... 그러다보니 침침했던 눈도 반쯤 떠진 것 같고 어깨 통증이 정말 많이 가라 앉았습니다.

기가 막혀 순환이 안 된 것이 첫째 이유라 합니다.

 

그 후에 어깨와,팔,다리에 침도 놓고 찜질도하고 물리치료도하고  정말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웃침대에선 아구구 ... 으으응... 아야야야...

코러스가 따로 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의사선생님은 나즈낙히 귀기울여 이런저런 하소연을 다 들어 주시더군요.

침을 꽂는일도 첩약을 권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읽어 다스려 주는 모습을 보니 믿음이 가는거 있잖아요.

아마도 제 어깨는 곧 씻은듯 나을 것 같습니다.

 

병원비를 내도 오늘은 제대로 치료 받은 것 같아 아깝지 않고 즐거운 마음이었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일로 올해의 신고식을 하셨나요?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이 바뀌고 있나보다.  (0) 2017.01.17
어르신이 쓰시기엔...  (0) 2017.01.13
마법의정글 색칠하기   (0) 2016.12.22
첫눈  (0) 2016.11.26
낙서   (0) 201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