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오는 저녁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맑고 통통 튀는 목소리는
대고모 할머니 안녕하셨어요? 하고 안부를 묻는다.
아유 ~ 이게 누구야 ? 대학교 졸업반인 손녀다.
학교얘기,친구얘기, 여행얘기 한참을 들려준다.
나에겐 조카가 스무명이 된다.
언니 오빠 여섯의 조카들이다.
막내오빠와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조카 넷이 태어나는 것과 성장하는 것을 다 보았고 한 형제처럼 자랐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 조카들은 마치 형제처럼 나를 잘 챙겨주고 안부도 자주 전해온다.
큰조카는 사위도 맞았고 ,다른 조카들의 아이도 다 성장 해 우리 애들과 나이 차가 별로 없어
우리 애들은 촌수 따지는 일을 어려워 하기도 한다.
오늘 전화를 한 손녀는 질녀의 딸인데
유난히 그 질녀와 내가 친하게 지내고 왕래를 자주 하니
어렵지 않게 잘 따르고 대고모할머니를 좋아한다.
나의 어린시절
아버지를 따라고모할머니댁에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진천 백곡의 어느 산골이었는데
백곡저수지에서 연밥을 따서 들려 주시면 그것을 까먹으며 몇 개의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
깊은 산골 더 이상 길이 없는 곳이 대고모 할머니 댁이었는데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 다시 찾아 가보 고 싶은 곳인데
이제 대고모할머니는 물론 거기 아저씨 아주머니도 돌아 가신 뒤라
어디인지 찾아갈 길을 알 수 없다.
대고모할머니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늦둥이로 태어난 나는 이모할머니,대고모할머니란 호칭이 전혀 낯설지도 쑥스럽지도 않은데
가끔
거울속의 나는 할머니가 아닌데...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종일 조용했던 내 마음에 예쁜 꽃 한송이 들려 주고 간 것 같은 손녀의 목소리가
오늘을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 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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