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히 잘거라며 자정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벌레 물린듯 잠 깨고 보니 새벽 네시
꿈을 꾼 것도 아니고
출출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잠이 없어질 나이? 에이~ 그건 아닌데...
습관처럼 머리맡의 폰을 쥐고
이것저것 뒤적이다보니
갑지기 화면이 먹통이다.
내가 뭘 잘 못 건들였나 싶어 켜 보니 화면이 요지부동
껐다 켜면 만능 해결인 우리나라 전자제품 (?)ㅎㅎ 인지라
꺼보려 해도 말 안듣고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달려들던 불독의 얼굴을 하곤 영 그대로이다.
작은 미결사항이라도 그냥 지나치는 일은 내 성미에 맞지 않는지라
말썽 피고 있는 폰을 보고 있자니 잠이 휘리릭 달아나
컴을 열어 서비스센타 시간을 보니
토요일에도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한다니 조금 안심 .
아침 한 술 부지런히 뜨고 서비스센타 문고리 잡고 줄서야 할 것 같은 마음이다.
컴을 연 김에 지난 나의 일기들을 뒤적이다보니
내가 이런생각을 하다니?
내가 이런 글을 쓰다니?
새삼스레 추억되는 지난 시간들이 눈 앞에 좌악 ~ 펼쳐진다.
딸아이와 애뜻했던 시간들이 제일 많고
그리곤 부끄러워 잠가 놓은 비밀의 일기도 여기저기 얼룩처럼 남아 있다.
그래도 이젠
평화속에 살고있다.
딸아이 아들 낳아 훈장처럼 안고 제 남편 따라 더운나라로 이사가 당분간 산다하니
보고싶은 마음이야 하늘만큼이지만 내 몸 자유로우니 좋고
사위도 더 열심히 일하며 아들 얻은 기분 맘껏 내고 있으니 됐고
아들 며느리 늘 생글거리며 가끔 얼굴도 보여주니 됐고
남의편도 요즘은 온전히 내 편으로 살기를 선언했으니 늦 복 터진거다.
창밖은 훤한데
치통처럼 나를 신경쓰게 하는 멈춰버린 핸드폰 .
합격자발표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급하게 날 보고 싶다는 문자도 올리 없는데
지금 확인하지 못하는 불안감 ,
중독증이다.
나도 모르게 족쇄하나 내 마음에 묶어 두고 살고 있었음을 이제야 알다니~~ 쯧쯧
오전중에 폰 고치면 배낭 뒷주머니에 넣어두고
초록마당으로 달려가야겠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