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지 20일째
오늘은 아파트 장이 서는 날
7일장이 목요일에 선다.
재래시장이 멀어 마트를 다녀야 하나 고민중이었는데
장서는 날이 있으니 나같은 사람에겐 얼마나 잘 된 일이지 모른다.
본디 촌 사람인 나는
생각이 영 도시화 되지 못하고
변태를 마치지 못한 번데기 처럼 내 생각을 벗어 던지는 일이 어렵다.
시장 볼 요량으로 오늘은 외출도 않고
명절에 쓰려던 녹두 불려 빈대떡 만들 재료 구해 점심은 대체 하리라 마음을 정하고 내려 갔는데
각종 국을 끓여 파는 젊은이의 가마솥 몇 개에서 올라오는 구수한 냄새에 마취 된 듯
선지해장국을 사들고 ,야채도 좀 사고 ,두부도 갓 만들어 놓은 것 사고
올라 와 앉으니 만족감 100%
우리 그냥 국하고 밥 먹읍시다
뚝딱 점심 해결 ~
빈대떡은 천천히 부쳐 옆집 새댁 한 장 배달 해 주고
저녁은 빈대떡으로 합시다 합의보고
이런저런 정리 안 된 짐도 정리 하다 창밖을 보니 가을비 주룩주룩 ~
빈대떡 최상의 메뉴 , 탁월한 선택 .
이곳으로 이사 한 후
주변환경도 좋지만
그동안 엉켜있던 잡다한 생각들이 정리 된 때문인지
저녁 아홉시를 넘기지 못하고 잠이 들곤 하는데
오늘은 세상에 이런일이~ 시청도 하고
들어 와 앉으니
뒷 동의 창에 불이 하나 둘 반딧불이 반짝이듯 켜지고 있다.
어쩌다 여기에 내가 있는지
인연 닿아 짐 풀어 놓고보니
이곳 또한 살만한 곳
이제 맘 편히 살고 싶은 내 마음
한 달 뒤 태어 날 외손자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딸 아기 낳고 나면
울엄미 날 낳으실제 이랬구나 눈물 훔치는 깨달음이 오려나?
보고싶은 내 딸
오늘도 잘 지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