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꼭 생각 나는 반찬이 두어 가지 있다.
하나는 청국장이고 또 하나는 고등어조림이다.
막내인 나는 제일 큰언니집에 얹혀 살기를 10여년
직장에서 돌아오면
구수한 냄새가 반기고
"어여 저녁먹어라 배고프겠다"
며 밥상을 차려 주시곤 했는데
그 중 참 맛난 것이 고등어 조림이었다.
두툼하게 썬 무우와 빨갛게 잘 졸여진고등어는
밥 한 그릇 뚝딱하기엔 최고였으니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중에 한가지였을지도 모른다.
이제 언니 돌아 가신지 열 여덟해가 되었다.
오늘은 단지내 야시장이 서고 생선 파는 곳을 지나치다보니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생고등어가 보였다.
옆에 햇무도 한 개 사들고
들어 와 저녁 메뉴는 고등어 조림으로 정했다.
큼직하게 썰어 앉히고
양념을 얹어 한소큼 끓인 후 다시 고등어를 씻어 넣어
끓이며 잠시 언니 생각을 한다.
내겐 엄마 같았던 큰 언니
늦둥이로 엄마 고생시킨다며 어려서 죽으라고 꿀밤 주던 언니
그 죄로 나중까지 널 데리고 씨름하게 되었다던 언니지만
나를 더 가엽게 여기고 생인손처럼 감싸 주시던 그 마음을 왜 모르겠어요 .
아직도 헤매며 살고 있는 막내동생
지금 저를 보신다면 아직도 안스럽게 바라보고 계시겠지요 .
이젠 알아요.
언니가 살아 오신 그 세월을
그 마음을~
갑자기
고등어 조림을 보니 언니생각에 울컥 합니다.
가을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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