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며 얼마 오르지 않았을 때
계곡 물소리는 속세와 자연을 갈라놓는 구분선이 되었다.
새소리, 맑은 햇살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안전거리
사람의 마음과 마음의 안전거리
피사체와 나의 안전거리
그 적당한 거리를 찾고, 지탱하고, 안전하지 못했던 거리 감각을 잊기까지
나는 많은 고뇌를 한다.
오늘이 그랬다.
마음속에 그리는 풍경과 눈 앞에 펼쳐질 다음 장면을 모르고 있었기에
신기루 따라 가는 누군가 처럼
스스로 최면을 걸어본다.
내가 원 했고
나는 그 Ending울 보기 위해
땀은 비오듯 하지만 숨 고르기 하며 걸었다.
그 보람으로
내가 원하던 것을 얻었고 만족스러웠지만 한 가지 안전거리를 제대로 지키기 못한
원망이 내 마음에 남았다. (내가 왜 그랬을까? 너무 흥분했었나? ㅎㅎ)
극 소심이의 마음은 다시 쪼그라들고 있었지만
하늘이 푸르기에
맑은 초록이 있기에
계곡마다 넘쳐나는 깨끗한 물이 있기에
오늘은 최고의 날
포기하지 않았음에 뿌듯하다.
(임도를 따라 올라 갔지만 정상까지 다녀온 나. 브라보 강여사!, 잘했어.)
한 무리의 참나리가
아직 어두운 아침을 깨우고 있었다.
인연의 연결고리.
난 오늘 어떤 인연으로 이곳에 왔을까?
전에 야생화 탐사로
여러 번 왔던 곳인데
앞에 아파트 대 단지가 생기고 너무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개다래
혼인기가 지나고 원래 모습으로 변해간다.
까치수염
노루오줌
누리장나무
예쁜 조형물도 만나고
다람쥐는 눈앞에서 예쁜 짓!
세월을 느끼게 하는 한 그루 고사목
멸가치
원추리
칠성무당벌레
골칫덩이
날색날개매미충의 약충
갈색여치
메뚜기
할미밀망
산마
졸참나무
파란 하늘도 좋고
홀로 걷는 뒷모습에 연륜이 느껴진다.
산너울이 멀리 보이는
저 아래 단지 속의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계곡의 물소리
종일 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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