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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가족사진 (2003.5.8)

 

 

 십여년만에
큰아이 군입대를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습니다
얼마만에 와보는 사진관인지요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진사의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예술가의 느낌이 가까이 오더군요

언제부터 벼르고 별렀지만
가족사진을 찍는건 왜 그리 힘이 드는지요
특별한 이유가 없고
카메라가 가까이 있으니 제대로 된 사진을 액자에 담아두기가
그리 쉬운일이 아니더라구요
무슨옷을 입을까?
카메라 앞에선 웃어야 하나?
단정하게 입을 오무리고 있어야 하나
없는 옷 몇가지 꺼내놓고
입었다 벗었다
거울앞에서는 웃었다 말았다
고개는 갸우뚱해볼까? 아님 약간 숙여볼까?
종일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저는 저대로 궁리가 많았습니다
양복을 잘 입지않는 남편도 꺼내들은 양복을 앞섶에 대보고 웃어 보입니다
한편의 코메디가 따로 없습니다

지하 촬영실에 내려가보니
종일 궁리한게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
거울앞에서 다시 웃어보입니다
거울속에 차례로 비친 우리가족 참 웃깁니다
사진사는 몇개의 의자를 가져다 놓고
배경도 늘어뜨리고 한명씩 출석을 불러 앉힙니다
엄마는 옆으로 살짝 앉고
아빠는 뒤에서 사랑스레 엄마 잡으시고
아빠뒤엔 따님이 앉아 아빠게 살짝 기대시고
아들은 엄마앞에 앉아 엄마에게 다정스레 손을 얹으시고
그 짧은시간 안면에는 벌써 쥐가 나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잠시 긴장된시간이 지나고
치즈....... 우거지,,,,,,,,,,,,
서너번 번쩍 빛이나고
서비스로 내외의 사진을 다시 찍어준다네요
우리남편과 나
예식이 있던 그날이후
처음 나란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주 쑥스러웠던 시간
살아온 만큼 연륜이 찍히겠지요?
몇일뒤 훈련소에 아들 보내놓고 찾아오게될
우리의 가족사진
사진속의 모습은 치즈...하고 웃고 있을테지만
아마 저는 그사진을 보며 아들생각에 울게 되지 않을까요?

오늘은 5월 8일
결혼후 20여년만에 가족사진을 찍은 기념일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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