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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마을버스이야기

이세상에 탈 것이 많고 많지만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것은 우리동네 골목길을 다니는 마을버스입니다.

아주대 병원에서  지동시장을 오가는데

가끔

심심한 오후에 마을버스를 타면

수원에서 제일 큰 재래시장에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지동시장에 가면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지요.

싱싱한 수산물,농산물,그리고 저렴한 공산품등....

사람들은 저마다 검은 봉다리 몇개씩은 들고 마을버스를 기다립니다.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아주머니들이니

장바구니를 들지 않은 분이 거의 없지요.

버스는 금방 사람들이 가득하고

비릿한 냄새,매콤한 냄새,고소한냄새,참 여러가지 냄새들이 어우러집니다.

 

한블록 가서 쉬고 또 한블록가서 쉬고

연세드신 분들이 많으니

내리는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또한 주택가 골목길을 거치게 되니 무단주정차 차량들이 좁은 도로를 메워

힘겹게 힘겹게 빠져 나갑니다 .

그래도

기사님은 한번도 뭐라고 성내는 법도 없고

재촉하는 법도 없습니다.

무던하게 운전하는 기사님을 보고

어떤 할머니 한말씀 하십니다.

"젊은이는 참을성 없어서 마을버스 운전은 못하겄어"

 

이웃들의 살아 가는 얘기,

그들의 낯익은 모습을 다 만날 수 있고

우리집 골목을 지나기도 하니

800원의 행복

이만한건 없겠지요?

 

버스에서 내리니 햇살도 곱고

살랑 바람까지 붑니다.

참 기분좋은 오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