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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일이 점점 커지네 ^^*

 

 

 

병원 문 을 나서니 흐린 하늘에 잠시 해가 반짝 난다.

천천히 화성을 걸어 집에 가야겠다. 생각했다.

그 때 “아줌마 이거 집에서 농사지은 무인데 사다 생채 해 잡수”

쳐다보니 정말 때깔 좋은 무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팥도 봉지 마다 담겨 있다.

우선 팥 한 되 6천원이라기에 사고, 잘생긴 무를 보는 순간 하나 담고

그러다 보니 무게가 느껴졌다.

 

내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져버렸다.

우선 버스를 타고 갈아타는 재래시장으로 갔더니 역시 가을철이라

싱싱한 야채들이 즐비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내?

그래서 고소하게 생긴 배추 세 포기 사고 쪽파 큰 거 두 단 사고

그 외의 부속들을 사서 낑낑대고 마을버스에 몸을 실었다.

택시 타면 기본요금 조금 더 나오겠지만

택시비는 왜 아까운 생각이 드는 건지 시원찮은 다리를 끌고 마을버스를 타면서

나 두 꽤 미련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정에 없던 김치를 해야 하니 마음이 급해졌다.

오자마자 배낭 벗어 놓고 순서를 정해 일을 시작 해 본다.

우선 배추를 소금 뿌려 놓고

찹쌀 풀 쑤어 식게 해 놓고

갖은양념 개어 놓고

쪽파를 다듬어 씻어 물기 걷히게 하고

그러는 사이 김치 통 찾아 놓고...

아휴 ~ 배고파라 ,

점심때 가 훌쩍 지나가고 있다.

 

쪽파랑 갓이랑 쑤어 놓은 풀에 개어 놓은 양념 넣어

뒤적이니 먹음직스러운 파김치 한통.

그 사이에 절여진 배추 버무려 놓으니 또 한통 .

무 한 개 생채 만들어 저녁에 비빔밥 해 먹으려다

일이 점점 커지긴 했으나 큰일 을 해 낸 것처럼 뿌듯하다.

아이들이 자라니 집에서 밥 먹는 일이 적어 김치도 전 보다 덜 먹지만

주부의 마음은 기본 반찬이 없으면 늘 허전하다.

 

창밖의 하늘은 여전히 구름이 몰려 왔다 몰려가고

해님도 사이사이 방긋 웃어 주고

이렇게 또 하루가 기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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