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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서산 상왕산 개심사

2002 12 28

 

서산에 다다르니
양편 산자락은 온통 흰빛이다
엊그제 내린 눈이 아직도 남아
눈밭에 서있는 나무들을 돋보이게 한다

산모롱이 돌아돌아
찾아온 길
개심사입구에 들어서는데 솔향이 가득하다
한겨울이라
거의 걸음이 끊겼지만
좁은 돌계단을 따라 오르니
때 묻지 않은 주변의 모습들이 정겹다

아주 오랜 세월을 이고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은 가끔씩 눈바람으로
얼굴에 싸아하게 닿아온다

절마당에 한켠 청죽 밭에서 볕바라기 하던
작은 새들의 재잘거림은
마치 나를 반기는듯 한데
아직도 매달려 있는 주홍빛 고운 감이며
배롱나무의 근사한 모습.
모든 나무들이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무수한 인연들을 지켜보고 있었던듯
예사로운 모습들이 아니다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소박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내앞에 있는 대웅전
그저 한해 이만큼 잘 살아 왔음에 감사하여
잠시 생각도 모아보고
욕심보다는 더 많이 비울수 있기를
기도하는 아침을 맞았다

뜨락 끝에 긴 연못이 있고
그 한가운데 외나무 다리를 건너면서
나는 이 한해에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아주 작은 외나무 다리끝에서
開心하여
2003년을 맞으리라 다짐을 해본다

사랑하리라
너그러우리라
마음을 비우리라
열린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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