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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따라

안면도 기행

주말에만 온 가족이 있을 수 있으니

모처럼 나들이를 나서 본다.

아이들이 다 자란 후 자기네 일정이 우선이고

두 내외만 나서는 길이 심심하던 차에

아들녀석은 학교 도서관으로 내뺀 후 딸아이 꼬드겨

안면도로 향했다.

앞으로 결혼 하게 되면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냐고 ...

 

주차장주변에 핀 메꽃이 반긴다.

간월암에 가기 위함이다.

최인호의 소설 길 없는 길을 읽은 뒤

나에게 간월함은 늘 신비스런 달빛이 내리고 있는 착각을 하고 있다.

 

 

물은 저만치 물러가 있고

언덕을 내려 딛는 그 곳에

땅비싸리가 다소곳하게 피었다.

 

 

간월암.

내가 찾을 때 마다

물은 나가 있어 걸어 들어 갈 수 있어 좋았지만

고립된 작은 섬을 보고 싶었다.

 

수령 몇백년을 자랑하는 팽나무와 사철나무

바위 뿐인 이 섬에 어떻게 오랜 세월을 견디고 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부녀의 다정한 폼이 좋다.

지나가는 이가 딸아이와 사진 찍는 아빠는 행복하겠다며 웃어준다.

아들만 둘인 자기는 조금 불행한 거라고... ^^*

 

 

팽나무와 사철나무가 서 있는 마당

 

팽나무는 지붕위를 덮고...

 

사철나무의 수피

숭고한 느낌이 든다.

200여년을 저 자리 지키고 있었단다.

 

 

주변엔 꾸지뽕나무가 많다.

 

 

벼랑끝에 작은 나무들이 다 꾸지뽕나무였다.

 

 

이사진은 입구 기념사진 찍는 아저씨 작품인데

가을 풍경이 좋아서 담아 왔다.

 

 

 

간월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안면도 백사장해수욕장과 삼봉해수욕장을 돌아 보았다.

내가 보고 싶던 반디지치는 이미 계절이 지나 숲에 묻혔다.

 

 

삼봉해수욕장의 갯메꽃

그래,이 모습을 보고 싶었어.

모래지치는 꽃이지고

계요등은 아직 개화전이고,,,

너 마져 없었다면 난 무척 서운 했을거야.

 

내 모습이 귀엽다고

딸아이가 담아 주었다.ㅎㅎ

알맹이 눈에 껍데기는 귀엽게 보였던가 보다.

 

 

 

안면도수목원으로 ,,,

정문 담벼락에 심어 놓은 덩굴식물

이 식물은 이름이 뭘까?

어느나라 담쟁이일까?

무늬미국담쟁이란다.

 

수목원안에

사랑하는 이들이 사랑을 약속하고

자물쇠를 걸어 두는 그런 장소가 생겼다.

모든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이 이루어지길...

 

수목원에 볼거리가 없다고 투덜대는 이들을 염두에 두었는지

바람개비도 있다.

수목원도 ,식물원도

그저 유원지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수목원을 나와

소나무 터널을 지나

안면암으로 향했다.

그저 지나치기만 했던 곳

좁을 길을 따라 들어간 바닷가

그동안 내 의식속에 있던 사찰의 풍경과 전혀 다른 모습이 눈 앞에 있다.

낯선 곳에 나 혼자 놓여진듯

갑자기 아무 생각이 정리 되지 않았다.

분명 조계종이라 써 있었던것 같은데...

 

 

앵두는 붉게 익고

이 곳에 들르는 사람들의 신심은 얼마나 익어 가는지...

 

 

굴피나무

 

 

 

 

 

 

 

 

 

 

중국인지 티벳인지 잠시 착각이 들 것 같은 건축물과 탑

 

 

 

 

서둘러 나가자는 우리 가족.

마음이 편치 않았던 모양이다.

길섶의 전봇대를 타고 올라 꽃을 피운 인동덩굴이 신기해

잠시 내렸다.

 

 

잠시 어리둥절 했던 마음이

솔 숲을 지나 오는 동안 정리 되고

천천히 집을 향하는 시간

뒷자리 차지 한 딸아인 곯아떨어졌고

나는 조수석에 앉아 내려 앉는 눈꺼풀의 무게와 씨름 했다.

 

 

종일 흐린 날씨

운전하는 사람은 그래도 다행이라 했다.

꽃지에 잠시 들렀으나 사람은 많고 자욱한 해무(?)인지 할미 바위도 희끄무리...

눈도장만 찍고 빠져 나왔다.

 

홍성 ㅡ>서평택 ㅡ>동화성 ㅡ> 병점 ㅡㅡ>1번국도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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