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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따라

오대산 자락의 향기 따라서.

 

강원도의 바람은 달랐다.

청정하고 단 바람냄새

길 섶의 아낙은 고운 꽃을 키우고 있었다.

루피너스...

이 아낙의 꿈도 저렇게 소담하고 아름답게 익어 가기를...

 

항국자생식물원의 분홍바늘꽃이 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르지 못한 일기 때문에 냉해를 입어 모든 식물의 개화기가 늦는다는 설명이다.

아쉽지만

다시 오리란 생각으로 둘러 보았다.

자생식물원의 규모는 초창기의 서너배 정도 면적이 넓어진 느낌이었고

자연생태 그대로 유지 하고 있는 탐사길도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이런 노력을 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자생지를 일일히 찾아 다니지 않아도 많은 식물들을 만나고 공부 할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벌개미취가 가득 핀 산자락을 보고 놀랐던 7년전이 떠올랐다.

 

 

 

 

 

노란턱 멧새가 머리 위 에서 노래한다.

예쁜 목소리에

자꾸만 올려다 보았다.

 

딱새도 바쁘게 움직인다

번식기라 자기의 알이라도 도둑 맞을까봐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미안해~ 사랑해~

 

한 무리의 분홍찔레꽃이 반갑다.

향기 좋고

사랑스럽고...

분홍찔레꽃이 있어 숲이 분홍빛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작은표범나비는

팔랑대며 날더니 지쳤는지

한참을 앉아 있어 나도 쫓아 다니느라 가빠진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월정사입구 금강교.

저 다리를 건너면 피안의 언덕에 다다를 수 있을까?

 

 

 

산 길을 내려 가는 스님들.

더우시지요?

 

 

 

감로수로 목을 추기고

기우는 햇살을 마주 하며 대웅전 뜰에 섰다.

 

 

 

 

 

 

새벽느낌을 주고 싶어 화이트바란스를 조금 바꾸어 보았다.

 

 깊은 산 아직도 피고 지는 함박꽃

산목련의 향은 바람에 날리고

 

역광을 받은 단풍나무 씨앗이 꽃처럼 곱다.

 

꽃개회나무를 만났다.

반가운 꽃이다.

 

뚝의 가장자리에

그림처럼 피어 있는 나도냉이

이런 느낌이 좋다.

 

눈부시게 흰 민백미꽃

널 만나다니...

널 그리워 하던 어떤 밤이 있었는데...

내 마음의 그리움 하나

널 향해 건넨다.

 

감로수 옆

눈에 익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산겨릅나무다.

단단해 보이는 네가 좋다.

 

신나무 잎에 매달린 별박이세줄나비

복잡한 줄나비가문에서 너를 찾아 내다니...

역시 난 천재.ㅎㅎ

 

모시나비 한 마리 포르르 날아 들어

바쁘게 눌렀던 셔터.

오호 애재라~

숲속을 찍던 그 모드로 햇빛 강한 너를 찍었다.

아름다운 나의 날들이

기억속에서 이렇게 바래가지 않기를 ...

 

오대산 전나무길은 언제 가도 좋다.

바람이 다르고

향기가 다르고

세상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달라지는 곳

이 여름 다 가기 전에

다시 가고 싶은 곳.

 

 

 아름다운 강원도,

오늘도 나는 보람있는 날이 었다고

일기장에 그려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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