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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따라

광교산자락에서 놀기

월요일엔 딱히 갈 곳이 없습니다.

화성산책,수원천에서 나비랑 놀기.광교산으로 나무 공부하러가기

아니면 융건릉,용주사...

암튼 수원의 언저리를 둘러 보는 일이 월요일의 일과입니다.

오늘은 광교산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수원천까지 20여분 걸어가서 큰주홍부전나비를 찾아 보았으나

주변 풀밭을 다 깎아낸것 때문인지 나비는 날개자락을 감추고 보여주지 않습니다.

할수없이 13번 버스를 타고 광교산입구 종점에서 내렸습니다.

 

 

 

헬기장 가는 쪽의 길이 평평하니 우선 그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밤나무 옆에 인동이 새하얀 얼굴로 반깁니다.

 

 

 

밤꽃이 한창입니다.

옛날 처럼 초록의 밤벌레가 기어다니지는 않지만 기억속의 밤나무아랫길은 걷기를 꺼렸었지요.

 

부처나비가 힘에 겨운 날개짓을 합니다.

아마도 생을 다 해 가는 모양입니다.

성충이 되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나비를 보면 마음이 아려 옵니다.

그래도 전 나비를 만나는 일이 즐겁습니다.

 

길 옆의 작은 땅에 자주색감자를 심은 모양입니다.

자주꽃 핀건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동요가 생각 납니다.

 신나무는 수많은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꽃을 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실한 열매가 달린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테지요.

 

와~~~

제가 왜 이 굴피나무를 보고 탄성을 질렀을까요?

엊그제 안면도 바닷가에서 이 나무를 보고 이름을 불러 주지 못했는데

이제 이름을 알았거든요.

그러니 얼마나 반가운지 아마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얼싸안았을것입니다.

 

 

키 큰나무만 바라 보다 하마터면 발 아래 큰뱀무를 지나칠뻔 했습니다.

이렇게 예쁜 꽃을...

그리고 넉넉하게 손님을 불러 들인것을 지나쳤다면 나도,꽃도 서운했겠지요?

 

풀섶을 분주히 나는 흰나비들

산란을 위한 몸짓 같습니다.

붉나무입니다.

옻나무로 잘못 알아 가까이 가기를 꺼리기도 하지요.

잎줄기에 날개가 있으면 안심.

붉나무는 옻을 타게 하지 않습니다.

때죽나무는 늦둥이 꽃을 한송이 달고 있습니다.

 

물오리나무

새 잎이 참 예쁜 나무입니다.

 

 

이 당당하고 야무진 키 큰나무.

사방오리나무입니다.

윤기가 자르르 ... 금방 세수한 얼굴 같습니다.

멋진 나무입니다.

 

 

 

이 멍석딸기도

잘 익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추억의 먹을거리가 되겠지요?

 

땅비싸리도 뒤늦게 피어 고개를 쭈욱 빼고 있네요 ^^

 

산초향이 저는 좋습니다.

초피보다는 순하고 향긋해서 몇 잎 따서 코에 대 보다가

여린 순을 따서 봉지에 담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새콤달콤 장아찌를 담았더니

그런대로 훌륭합니다.

삼겹살파티라도 하는 날

인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강나무 잎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요.

 

두리번거리는 나에게 딱 걸린 이 친구

달개비에 앉은 왕자팔랑나비입니다.

검은 날개를 가지고 있어 예쁘게 담기 어려운 친구지요.

 

그런데 얘는 누굴까요?

풀거북꼬리에 앉은 귀뚜라미 대장쯤 돼 보이는 이 친구 이름을 불러 주지 못했습니다.

 

병꽃나무 꽃 진 자리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줄딸기는 벌써 누군가의 입속으로...

저는 그저 입안에 침만 괴는 것을 참고 산길을 오릅니다.

 

개머루 새 순도 나 여깄소!

하고 이웃을 부릅니다.

 

꼭두서니도 반가운 인사를 하는군요.

 

고삼입니다.

전에 집에 기르던 소가 병이 나면

이 고삼을 찧여 즙을 먹이던 것을 보았습니다.

 

으름덩굴의 이슬은 아직 덜 말랐습니다.

큰나무 그늘이라 그런가봐요.

 

더 높은 곳을 오르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돌아 내려 오는데

지나가는 아저씨가 묻습니다.

아주머니 뭘 찾으시는데 계속 올려다 보고 두리번거리고 하냐구요~

나무공부도 하고 바람도 느끼고 나비도 보고 세월도 배웅하고 그런다고 했지요.

아주 흥미진진한 얼굴로 계속 말을 걸어 옵니다.

나비를 핑계대고 저는 풀 숲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기린초엔 노랑나비가 놀러 왔습니다.

노랑나빈 노랑꽃을 좋아하는 것도 같고...

 

노루오줌이 참하게 피었습니다.

 

 

큰까치수영은 잔별을 가득 피어내고 있습니다.

여름을 더 싱그럽게 느끼게 해 주는 친구입니다.

 

수원천을 따라 다시 내려 오는데

앗!

반가운 큰주홍부전나비입니다.

암컷입니다. 역시 소리쟁이가 주변에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으시는지

우렁이가 알을 낳았습니다.

어린시절 참 많이 잡았던 까만 우렁이

 

 

누군가 비닐 하우스 안에서 화훼사업을 하다 걷은 모양입니다.

물망초와 소귀나물이 반겨주는 이 없는 하우스 안에 피었습니다.

 

 

금일휴업이라는 보리밥집 화단엔

한가롭게 백일홍이 피었고 흰나비도 놀러 왔습니다.

 

네발나비가 멍석딸기에 앉았습니다.

셔터 소리에 놀라 곧 날아 가더군요.

미안했지요.

 

냇가 한 가운데 노랑나비가

아주 예쁘게 앉아 있습니다.

 

 

여름을 알리는듯한 석잠풀

층을 이루고 있는 꽃을 좋아합니다.

꽃탑. 예쁘죠?

 

한백년 살고지고

칡넝쿨과 개망초는 한 몸이 되어 갑니다.

 

흥얼흥얼 ♪

카메라 하나있으면 어딜가도 즐겁습니다.

그런데...

제 앞을 지나는 13번 버스를 보니 괜시리 다리가 아픈 것 같아

느티나무 아래 앉아 쉬려 했더니 가지 다듬는 작업 중이라 위험하다하고...

저도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내려 왔습니다.

 

 

아래 수원천의 가우라가 가득 핀 것을 보니 또 내리고 싶어집니다.

보훈원 아래 개천입니다.

 

슬리다고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는 양미역취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나비들이 좋아한다는것입니다.

외래종으로 가꾸어지고 있는 수원천이 낯 설어 갑니다.

 

계절 관계없이 피는 코스모스도 있는 모양입니다.

 

케모마일도

개망초인척 자리하고...

 

하늘코스모스랍니다.

노랑나비들이 좋아합니다.

 

큰금계국도 나비들에겐 좋은 쉼터가 되나봅니다.

함께 있어 어울리는 그림.

우리 사는 세상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접시꽃이 피었습니다.

접시꽃이 필 무렵엔 장마가 온다고 했지요.

저 꽃이 끝까지 피려면 아직 비는 더 오겠지요?

 

메꽃은 누가 뭐래도 내 할일은 한다는 모습입니다.

수수한 이 꽃을 따서 안 쪽을 향해 작은 소리로 부르면 개미가 줄줄이 올라오던 생각도 나는군요.

 

이제는 개망초도 흔한 꽃은 아닌듯 개천가에서 밀려나고 있지만

전 개망초가 좋습니다.

 

 

맑은 수원천엔

오리도 살고

백로도 놀러오고

버들치와 다슬기도 삽니다.

앞으로도 잘 보존 되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

배가 고파 더 못놀겠습니다.

자연속에 놓여지면 시간 가는것을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 일찍 나서서 오후 4시.

이젠 정말 집에 가야 합니다.

내일은 또 어느 곳으로 달아나고 싶어질까요?

못말리는 역마살입니다.

 

개천에서 올라오니

어느 집 담장에 살구가 탐스럽게 익었습니다.

계절 따라 변하는 세상이 아름다운 유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