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앞에 작은 아이가 저와 띠동갑입니다. (1969년)
제게는 조카가 스무명 있고
그 중 어릴 적 함께 자란 조카가
네명 있습니다.
첫째 조카는 나와 일곱살차이
내 엄마 등에 업히고 나의 새언니 젖을 먹는다고 때려주고 꼬집고 했었지요.
그 다음 태어난 조카가
저와 띠동갑인 여자아이 입니다.
셋째는 아주 예쁘장한 남자조카...
막내는 예비고사 보는 날 새벽에 태어나 어머니랑 탯줄 자르는 것을 도왔었지요.
전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을 처음 보았습니다.
그 조카들이 이젠 모두 가정을 꾸리고
잘 살아 가고 있는데...
저와 띠동갑인 질녀는
하는 짓이 나하고 똑 같다고 고향의 오빠는 껄껄 웃으십니다.
제가 중학교 다닐 때 까지 놀아 달라고 책가방 붙잡고 떼를 쓰기도 했고
사진 찍어 달라고 배시시 웃으며 조르기도 했지요.
요즘 조카는 산행하는 재미에 빠져 삽니다.
저와 같은 카메라 한 개 사서 둘러메고
오지 산을 찾아 다니기도 하고 설악 공룡능선에서 담은 사진들을 제게 보여 주기도 합니다.
산 사진만 찍던 조카가 어느날 부터 꽃을 한 두송이씩 담아오기 시작합니다.
이름은 고모가 알려 줄 것이고
또 고모에게 배운 꽃이름은 산우들에게 가르쳐 주는 재미가 쏠쏠해졌다는 겁니다.
어제는 전화로 한 서너시간 수다를 떨었던것 같습니다.
산과 야생화,사진이야기
이야기는 끊임 없이 이어지고...
그래도 갈증을 어쩌지 못해
오늘 조카를 만나러 갈 참입니다.
같은 말띠 역마살이 같은 것인지,생각하는것도 행동 하는 것도 참 많이 닮았습니다.
이제 같이 나이 들어 가는 처지가 되었지만
제 눈에는 분홍 책가방 들고 초등학교 입학시키러 갔던 날이 잔상으로 남아 있지요.
오늘 만나면 또 어릴적 부터 살아 온 얘기들
그동한 여러 차례 하고 또 한 얘기들이지만
좋아하는 노래 반복해 듣듯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나이 들어 주름이 늘어져도 늘 그자리에 머물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블로그를 통해 조카들 ,언니들... 다른 가족들과 소통합니다.
온라인 시대를 사는 즐거움이 이런거겠지요?
덥기전에 터미널로 가야겠습니다.
우리 좋은 님들도 무더위 잘 이겨내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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