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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이 일을 우야믄 좋노

 

 

 

오후에는 고향까마귀들을 만나

집 뒷산을 뒤져 보자고 했습니다.

친구 중 하나가 축령산 자락에 살고 있어

주변은 늘 야생화 천국이지요.

뜰에 들어서니 원예종 배풍등이라는데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주목나무에 앉은 네발나비가 유난히 곱습니다.

흔한 나비지만

이 공기 좋은 곳에 사는 녀석은 인물이 다릅니다.

 

잠시 안부 전하고 수박 한 쪽 먹고

각오(?)를 다진 우리 셋은

산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 했습니다.

제비나비가 산초나무 위를 나르는데

이녀석을 만나 본 사람은 알듯이 얼마나 그 몸짓이 분주한지

숲속 어두운 곳에서 제대로 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수십장 중에 이정도...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공동묘지 주변은 야생화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누구의 무덤인지 우쭉 자란 솔나물이 눈에 들어 옵니다.

보송보송 노란 꽃이 간지럼을 태우는 바람과 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등골나물이 피기 시작하고

눈에 들어 온 작은 나비

범부전나비입니다.

꼬리를 움직이는 이 녀석을 보고 두마리인줄 착각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앞서 가는 친구가

보물을 찾았다면 손짓을 합니다.

얼른 달려 가서 확인 한 결과...

이게 뭐지?

난을 찾으러 산을 오를 생각을 못 했던 나는

관심 밖이었기에 제대로 동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산제비란일것 같다고 짐작 한 후

풀 숲에 갇힌 이 친구를 모양나게 하기 위해

남의 산소 벌초를 감행 했습니다 .ㅎㅎ

알락수염노린재가 놀러 왔습니다.

 

하늘산제비란입니다.

꼬리처럼 보이는 부분이 하늘을 향해 있으면 하늘산제비란이라는군요.

 

 

 

 

 

 

별을 닮은 산해박이 활짝 피지 않아 아쉬웠지만 ...

 

산에 오를 때 부터 간간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하늘말나리였습니다.

목이 긴 이 친구를 한 눈에 담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숲에 스며든 한줄기 빛은

하늘말나리의 붉은 빛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합니다.

흰나비가 춤을 추다 날아 가고...

 

ㅠㅠ

이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작은 도랑 건너다 썪은 나뭇가지에 낀 이끼에

미끄러졌습니다.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지만

무릎 인대가 놀랐는지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무덤가에 타래난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낮은 포복자세로 열심입니다.

저는 잘 움직일 수 없으니

멀리서 친구들을 담았습니다.

우리 셋은 옷을 짜면 물이 나올 만큼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미치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카메라 하나만 들면 자연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일이 아닙니다.

그나저나

저는 당분간 활동 금지

정형외과 물리치료실로 나들이를 해야 합니다.

나르고 싶은 나비를 실에 묶어 매단 꼴이 되었습니다.

이 일을 어쩔꺼나??? 흑흑

 

그래도 엉금엉금 기어가

저도 타래난초 담아 왔습니다.

장하다 강여사!

 

 

 

친구가 다니는 성당에 잠깐 들렀는데

성모님이

아가야 무리하지 말아라...

하고 타이르시는 것 같습니다.

 

하루를 마감 하는 시간은

종일 담은 사진 중에 마음에 담는 사진을 떠 올리며 오늘도 보람찼노라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방콕이 불가피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떠돌이로 지낼것입니다.

 

멀리 개다래의 희게 변한 잎이

얼른 나아 다시 만나자고 손을 흔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처음 하늘산제비란을 만난 날이기에 기쁩니다.

 

도저히 그 상태로 집에 올 수 없어

마석시내 정형외과 들러 X-ray사진 찍고 주사 맞고 ...

친구가 집에 까지 데려다 주고 갔습니다

친구가 없었다면 꼼짝없이 119 신세를졌을것입니다

저 지금 많이 불편 합니다.

얼른 나을 수 있게

호~~~  해 주세요 ^^*

습기 많은 산에 갈 때는 이끼 조심 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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