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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요술공주 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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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7시

서둘러 집을 나선 이유.

광교산자락에도 망태버섯이 살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날 기다릴 것 같은 끌림에 버스를 세번 갈아 타고 광교저수지에 다다랐습니다.

개망초 흐드러진 뚝방길은 바람도 시원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자귀나무꽃이 한창이라 한 눈을 팔고 있는 사이

풀섶에서 뭔가 포르르 날아 다니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이 굴뚝나비 녀석들의 홀림에

잠시 버섯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열심히 따라 다녔지요.

아마도 수백마리는 날아 다니는 것 같습니다.

굴뚝없는 뚝방이 굴뚝나비 천국이 되었습니다.

 

 

아차!

나 지금 무엇 하러 가는 길?

버섯 만나러 가야 하는데 해찰 떨고 있는 것입니다.

 

일러준 곳에 가보니

노랑망태버섯은 눈에 띄지 않고

캔디가 앉아 놀아도 될듯한 크기의 버섯이 눈에 들어 옵니다.

저번에 양평에 버섯사진 찍으러 가겠냐고 물었었지?

그 생각이 나기에 ☏을 했더니

그럼 날도 더운데 자기 집에 놀러 오라는 겁니다.

누구를 선뜻 오라 하는것이 요즘엔 그리 쉬운 일이 아닌지라

오~예!! 감동 감동

달려 가기로 하고 서둘러 내려 왔습니다.

 

 

 

까치수염,솔나물,패랭이...

마치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그리운 얼굴들을 만난 것 처럼 행복합니다.

이러다 오늘 중으로 캔디네 집에 갈 수는 있을까 몰라~

 

달맞이꽃도 환하게 인사하네요.

 

그래도 아쉬움에 개천을 따라 조금 더 걷기로 했습니다.

점심때 까지만 가도록 하자

내 맘대로 정해 놓고 말이죠~

메꽃도

 

해바라기도

털별꽃도

이렇게 예쁜것을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수원은 참 아름다운 곳, 해피수원 아니 행복한 수원 맞다고 생각 했지요. ㅎㅎ

수원천 물은 정말 맑습니다.

오늘은 중대백로가 놀러 ,,,먹이사냥을 나왔다가

제 발짝소리에 날아 오릅니다.

자리를 옮겨 잠시 있더니 큰 물고기를 물고 날아가더군요.

 

 

 

수초와 어우러진 원추리도 아름답죠?

 

보훈연수원에 담장을 없애고

연못을 만들더니

아름다운 노랑어리연이 가득 피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몇컷 아니 여러컷 담다보니 시간이 훌쩍 달아 났습니다.

 

 

 

 

 2

 

서울 캔디님 집에 가는 버스는

이렇게 파란 색의 900번 버스입니다.

일러준 대로 정신 차려 내리고 보니

저 멀리서 나비 처럼 날아 오는 폼이 캔디입니다.

 

도착 했을 때 제일 먼저 반겨 준 것은

봄이와 겨울이 모녀지간인 강쥐였습니다.

이집 쥔장을 닮았는지 인물들이 좋았습니다.

 

봄이

 겨울이

 

모델하우스 같은 느낌의 깔끔한 실내

야무진 살림 솜씨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건달인 저는 벌써 반성중 ioi모드 돌입.

 

옷장 정리중이었다며

19년전 입었던 옷을 보여 줍니다.

옷 디자인도 별 다르지 않지만 19년전 옷을 아직도 입을 수 있다는건 기적 같은 사실입니다.

 

캔디아짐이 젊음을 유지 하는 비결은

이 탱탱볼 아닌가 싶습니다.

요걸 타고 놀면 두루두루 혈액순환이 마구마구 될 것 같죠?

 

언냐,술 좀 해요?

저는 밀 밭 근처도 못가는데 우짠대유?

아까워라~

오래 묵은 술을 맛 보게 해줄 참이었다는데... ^^*

 

예쁜 보자기가 식탁위에 놓여 있습니다.

작은 소품 하나도 쥔 마님의 마음이 담긴듯 ... 곱지요?

 

요게 뭐냐면요~

날마다 자랑하는 캔디님 여봉 아침식사를 대신할 선식재료랍니다.

씻어 불리고 쪄서 말리고 그다음 볶아서

방앗간에 가서 갈아 온다는군요.

살짝 보았더니...

쥐눈이콩,흑미,찹쌀,멥쌀,견과류... 그런거였습니다. 이런 손 가는 것들을 마다 않고

손수 해 내는 캔디아짐 솜씨 알수 있겠죠?

 

 점심은 옥상에서 재배한 무공해 채소와 된장찌개를 곁들인

맛난 보리밥이었습니다.

음식맛? 묻지 마세요~~~ 꿀꺽 ~ 또 침 넘어 갑니다.

 

모자를 여러개 들고 나오더니 맘대로 고르랍니다.

선물로 준다는데

얼큰이의 비애.

맞아야 얻어오죠.

제 머리에 맞는 모자는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을 몰랐겠죠 ㅎㅎ

이 모자가 맘에 딱 들었는데...아꿉다. ㅠㅠ

 

 

 요게 뭔줄 아세요?

떡 사든지,선물 사면 싸주는 보자기인데...

화분이 검은 색이라 환하게 옷을 입혀 줬답니다.

센스 만점이지요?

 

거실 벽에 걸린 오래 전 사진을

다시 찍었습니다.

오누이 같이 닮은 얼굴, 천생연분임이 분명 합니다.

 

따님이 그린 그림도 걸려 있습니다

지금 멀리 있어 보고 싶다 했어요.

인터넷 화상전화로 잠시 보았는데

목소리며 미모가 딱 엄마더군요.

 

화사하고 아름답지만 튀지 않고

 

작은 체구지만

한 가정의 수반으로 집안을 다 채울 줄도 알며

 

 때론 달콤하게

때론 새콤하게

때론 구수하게

첫인상과 다른 촌사람 같은 입 맛

우리 캔디 아짐은 들장미소녀가 아닌 요술공주 캔디였습니다.

 

참 요 토마토 딱 한 개 달렸었는데

첫 수확을 제게 주었답니다.

 

베란다 가득 놓인 화분의 식물들은 윤기가 반들반들

참 씩씩하게 자라고 꽃을 피웁니다.

사랑이 넘치는 가족들이 살아서 그렇겠지요?

 

 

실컷 놀다 집에 오려는데

비장의 마지막 카드가 있다며 붙들어 앉힙니다 .

이 비빔국수 맛 죽여줍니다.

 

음식 코디도 일품이죠?

 클레로텐드럼이

천정을 가득 수놓아 가며 잘도 자랍니다.

저 새끼줄도 캔디가 꼬아서 매달아 주었답니다.

못 하는게 뭔지 참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가 갔습니다.

버스정거장에서 손을 흔들어 주며

자주 놀러 오라는 말이 참말이겠지요?

전 비빔국수가 먹고 싶으면 또 달려갈지도 모릅니다.

캔디가 자랑하는 여봉이 이런 캔디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요 ~

오늘 반성 많이 하고 돌아 왔습니다.

작심삼일지라도

내일 부턴 달라지고 싶어지는군요.

캔디님 고마워요 ^^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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