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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아직도 요리는 겁나는 일

며칠전에

누가 주었다며 오리 한마리를 가지고 온 우리집 가장

어떻게 해 보긴 해야겠는데

만져보니 비린 냄새가 많이난다.

 

얼큰하게 매운탕을 끓일까?

몸에 좋다는 백숙을 해볼까?

머리속으로 궁리는 하지만

집에서 해 본적 없는 오리를 처치 하는 일이 두려움이 되어

냉동실 열 때마다 오리가 나 좀 어떻게 해 달라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매일 근심을 하느니 어떻게 해보자

각오 아닌 각오를 하고

약재 파는데 가서 황기를 샀더니

헛개나무와 감초를 얹어준다.

집에 돌아와 월계수 잎과 당귀,인삼,대추를 넣어 한참을 달여 내

그 물에 기름과 껍질을 제거한 오리를 입수시켰다.

찹쌀은 따로 밥을 지어 누룽지를 만들어 놓았으니 내 딴엔 누룽지 백숙이 될거라고 그림을 그리면서 말이다.

 

시간이 가니  오리 특유의 냄새보다 약재와 어우러져 제법 구수한 냄새가 났다.

(가장 언능 오시오~

내가 오리로 근사한 백숙을 해 놓았으니께 ~ ㅎㅎ ♡)

문자를 보내고 기다려 본다.

 

적당히 저항감있는 육질로 변한 오리를 넓은 접시에 담고

후추소금을 만들어 놓았으며

마늘장아찌와 새로 꺼낸 김치,그리고 오이지...

같이 먹자는 말에 난 오후 내내 씨름 한 때문인지 입맛이 당기지 않아

잡곡밥 물에 말아 들고 마주 앉아 바라보니

맛있다며 잘 먹어준다.

 

에구 ~

큰 숙제를 마무리 한 것 같아 홀가분 하긴 하다만

다음에 이런거 또 하라 하면 사양해야지.

훈제 오리고기는 먹어 보았지만

집에서 하려니 번거롭다.

닭 백숙과 달리 부담스러운 것은 자주 해 먹는 식재료가 아닌 때문도 같고...

 

아들넘은 일주일간 연수 갔고

딸아인 다이어트중이라니

남아있는 음식 또 가장이 해결해야 할 것.

연달아 주어도 뭐라 하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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