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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우체국을 지나며 (가을에 외고 싶은 시)

 

 

 

 

우체국을 지나며/문무학

 

 

살아가며 꼭 한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 만한 곳 없다

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

써 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

 

그대가 그립다고, 그립다고, 그립다고

우체국 앞에 서서 부르고 또 부르면

그 사람 사는 곳까지 전해질 것만 같고

 

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는

언젠가 내게로 왔던 해 묵은 엽서 한 장

그 사연 먼 길 돌아와 발끝에 버석거린다

 

물 다 든 가로수 아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

잔바람에 간당대며 매달려 있지만

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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