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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약국에 가서 약을 짓고서 약값을 물었더니
"4,900원 되십니다."라고 한다.
몇몇 언론이 잘못된 말하기의 예로 가끔 지적을 하니
일부 유통업계가 이 엉터리 높임말을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백화점 판매직, 유통업 종사자, 콜센터 상담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다수가 꿋꿋하게 사물존칭을 쓰는 걸 볼 수 있다.
영혼이 없는 높임말이다.
무조건 '고객은 왕'이라는 무한서비스 경쟁이 불러온 기현상으로
욕설과 폭언을 일삼는 일부 몰상식하고 무지한 소비자들(블랙컨슈머. Black Consumer)을
잘못된 생각으로 친절하게 응대하다 보니
이런 과잉 존칭어가 생긴 것이다.
간접존대에서 동사나 형용사에 붙여 존칭을 나타내는 '시'는
높여야할 사람의 신체부분, 심리, 소유물과 같이 상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에 쓰는 것이다.
"눈이 크시네요." (0)
"생각이 많으신가 봐요." (0)
"머플러가 정말 멋있으시네요." (0)
물건에 '시'를 붙여 존칭을 쓰는 것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고 부적절한 말이다.
그야말로
'아버님 대갈님에 검불님이 붙으셨습니다'와 같은 말이 크게 쓰이고 있다.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
"그 사이즈는 없으십니다." (×)
"지금은 빈 자리가 없으십니다." (×)
"그 술은 시간이 좀 걸리시겠습니다." (×)
"이 옷은 고객님께 조금 크십니다." (×)
"그 셔츠는 색상이 너무 예쁘게 나오셨어요." (×)
"모두 5만 원 되시겠습니다." (×)
"거스름돈은 8천 원이십니다." (×)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을 보면 누구나 지적을 해야만 한다.
위 예문에 쓰인 '-시'는 모두 빼고 아래와 같이 써는 게 당연히 맞다.
"주문하신 커피가 나왔습니다." (0)
"그 사이즈는 없습니다." (0)
"지금은 빈 자리가 없습니다." (0)
"그 술은 시간이 좀 걸립니다." (0)
"이 옷은 고객님께 좀 큽니다." (0)
"그 셔츠는 색상이 참 예쁘게 나왔습니다." (0)
"모두 5만 원입니다." (0)
"거스름돈은 8천 원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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