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떠나고 둘만 남은 일상은
가끔 무료하다.
더구나 겨울이 깊은 요즘은 더욱 그렇다.
나에게도 대화상대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그 무렵
생활용품 매장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작은 수족관 앞의 아이들을 발견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한참을 바라보니
여간 귀여운게 아니었다.
바로 열대어에 꽂혀
네온테트라 두 마리를 샀다.
그동안 이름을 몰랐던 열대어지만
한창 사회생활을 즐길 무렵
드나들던 다방 한 가운데 수족관에서 보았던 그 열대어의 영롱한 빛이 예뻤던 바로 그 열대어가 네온테트라
두 마리는 우리집 와인잔에 담겨 며칠을 살다가 떠나 나의 첫 대면식은 아쉬움으로 남고
다시 네온테트라 두 마리도 사라졌고
그 다음은 아무나 키우기 쉽다는 구피를 두 마리 샀는데 그들도 외로워 보이던 차
친구집 어항에서 발견한 구피를 열 마리 정도 분양 받아 왔더니
동그란 어항이 가득... 움직임이 제법 보기 좋았다.
어느날 여행을 다녀 와 물을 갈아 주었는데
다음 날 두 마리. 세 마리 죽어 나가고 세 마리만 남게 되었다.
다시는 너희들을 입양 해 못살게 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그렇게 거의 무관심할 만큼 관찰만 하고 있으려니 의외로 잘 살고 있었다.
너무 깔끔해도 스트레스를 받아 잘 죽는다는 상식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다는 상식도 알게 되었다.
며칠동안 물을 안 갈아 준 것 같아 물을 갈아 주려고 바라보니
작은 물체들의 움직임이 포착 되었다.
가까이 가 보니...
이럴수가?
그 사이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아 놓았던 것.
우와~ 구피 가족이 늘었다.
지금은 아주 작아 사진으로 나타나진 않지만
수초들 사이에서 잠을 자고
때론 재빠르게 어항속을 헤엄치기도 한다.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다.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지만
움직이는 모습이 내 눈에는 크게 보이며 내 마음에 행복은 가득하게 되었다.
그동안 시행착오로 우리집에 함께 살지 못한 구피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ㅎㅎ
다시 태어 난 구피들을 잘 키워 지금의 기쁨을 오래 지닐 수 있기를 바라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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