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돌아 오는 길
행궁동 어느 집 옥상엔 깃발처럼 빨랫감이 나부끼고 있다.
햇살 좋고 바람 좋은 날엔
빨래 하는 일을 즐겼던 지난 날들이 떠 올랐다.
아기를 키우며 빨아 널은 기저귀감이 얼마나 당당하게 날리는 깃발 같았던지...
나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얼른 돌아 와
주섬주섬 빨랫감을 찾아 세탁기에 넣어 돌렸다.
요즘은 도심에서 바깥에 빨래를 말린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 되었다.
옥상에 빨랫대를 펴 놓고
쭈욱 널어 놓으니 기분이 좋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적다하니 참 다행이다.
TV광고문구처럼 빨래 끝!! 만세를 부르고
내일 잡곡밥과 나물반찬 준비를 했다.
저녁무렵 걷어 온 빨랫감들은
보송보송 향긋하게
올올이 바람을 담고 있었다.
얼마만에 느끼는 기분인지...
흠 흠 ~~ 냄새를 맡아 본다.
일상에서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감이다.
이런 작은 일에도 행복하기에 주부로 살아 온 날들이 그리 지루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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