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벌레 물린듯
새정신이 나 밤을 새우는 날이 있다.
어제도 침대위를 뱅글뱅글 돌아 누운게 수십차례는 되는 것 같았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넘쳐나니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손바닥 만한 화단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 부터 시작해서
남편이 시킨 심부름 혹시 잊을까하여 일어나 메모 해 놓고
슬슬 발이 시린 것 같아 일어나 전기장판 켜 놓고
누워보니 베개가 불편한 것 같아 다른베개로 바꾸어 보아도
도대체 잠이 오지 않고 그럭저럭 새벽 네시
그때부터는 배달하는 오토바이소리
쓰레기 수거 해 가는 소리 등등...
아마도 잠이 든 것은 다섯시쯤인듯 싶다.
꿈속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시끄러워 깨보니
예약 해 놓은 전기밥솥 밥 끓는소리였다.
그참 깨어 일어나 부엌을 향해 아침 반찬 챙겨놓고 돌아 와 누워보니 창이 밝아져
더 누워 있는 일은 의미가 없었다.
남편을 출근 시킨 후 한숨 자볼까?
그때 울리는 전화벨.
씨잘데기 없는 전화는 아침저녁도 구분 못하는지...
다 포기하고
커피를 내린다.
딸아이 친구가 인도네시아 아체커피라고 준 선물을 개봉
싱그러운 커피향을 흠뻑 마시고
천천히 커피를 내리며 여유를 느껴본다.
음악방송 볼륨을 높여 놓고 커피한잔 마주하니
카페가 따로 없다.
못 잔 잠은 저녁으로 미루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수원 온다는 친구 만나 볼일 좀 보고
봄향기도 느끼고
재래시장 가서 모종들이 나왔으면 구해봐야겠다.
고추모/피망/방울토마토/상추/쑥갓/생강...
손바닥만한 화단에 식물밀도 높아지게 생겼다 ㅎㅎ
오늘도 나를 힘나게 할 희망적인 생각들을 챙겨가지고 집을 나서야겠다.
열흘정도 있으면 이 풍경을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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