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가만히 있어도
마음은 분주하게 밖으로 향한다.
아침 일찍 24시 마트를 찾았더니
산더미 같은 물건과 나보다 바삐 장 보고 나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추석에 찾아갈 고향도 없고
특별히 찾아 와 줄 식구들도 없는데
이웃에 사는 아들네 오면
식사라도 함께 할까 싶어
주섬주섬 사 들이는 나를 보며
남편은 몸 아프다고 하지 말고 그냥 쉬라고만한다.
아들은 나가서 맛난 거 사 먹지
맨날 같은 전이랑 그런 거 먹지 말자는데
시엄니 점수라도 따게 그렇게 해볼까?
구닥다리라도 어쩔 수 없지
내 방식대로 살아야지
명절 때마다 복잡한 생각들이다
즈네들 늘 바쁘니 가서 얼른 쉬거라 등 밀어 보내도
며느리 입장은 편치 만은 않을 것이다.
어느 날 명절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자 난 어른이 되었음을 실감했다.
나도 편하게 남편하고 나들이 다녀오면 딱 좋겠는데
본디 없는 시집이라고 흉 잡힐까 봐 그것도 쉽지 않고
음식도 이것저것 해 놓고 남으면 몇 날 며칠 씨름해야 하고...
명절이 되면 마음은 분주하고 몸은 말 안 듣고
어쩌란 말이냐 ~~
사진 : 1.아그배나무 열매 2.산딸나무 열매 3.코스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