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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콩 심은데 콩 /2021-08-08

1:30년 전의 여름 

복날도 됐으니 닭볶음탕을 해 먹자고 

생닭 두 마리를 들고 오신 시어머님 

늘 너희들 생각에 용돈 아껴서 사 오셨노라고 

맛나게 요리를 해 보라신다. 

 

저녁에 둘러앉은 가족 

개인접시를 주시며 "난 다리 두 개 다오" 하시기에 얼른 드렸다. 

잠시 후 거기 더 찾으면 다리 두 개 더 있다.

하시기에 애비 주거라 하실 줄 알았는데 

"그 다리 두 개 그리고 날개 골라 나 다오, 난 그거면 됐다.

나머지 너희들 배 부르게 먹어라" 하시니

요즘 같으면 속으로 (헐~~!)했을 테지만 

하늘 같은 시어머님 바라보며 웃고 말았다.

 

저녁상 물린 뒤 방에 들어와 남편에게

"당신이 돈 드려서 닭 사오신거지?" 했더니 조금 전에 

몇 만 원  받아 가셨다는 것 !(또 한 번 헐~~!!)

 

2:30년 뒤의 여름 즉 오늘

우리는 배달음식을 주문하지 않는다 

이곳에 이사 온지 3년이지만 흔한 짜장면 한 그릇도 주문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따라 TV에서 선전하는 피자가 유난히 맛나보여서

우리 복날 미리 땡겨 피자 한 판 시켜보자 했더니

일요일이고 하니 그래 보라고 한다.

 

주문을 어떻게 하지 ?

그냥 가게 찾아 전화해보니 친절하게 보내 주마고 한다. 

그리하여 도착한 피자

비주얼이 꽤 좋다. 

 

여덟 조각 , 두 조각씩 같은 토핑이다. 

왕새우가 두 마리 얹힌 조각에 꽂힌 남편 얼른 집어 든다. 

나는 차례를 지켜 그 옆의 조각.

콜라며 소스, 피클 등등 신경 쓰고 자리에 앉으니 

하는 말 좀 보소 

중간에 낀 왕새우 조각 가리키며

"난 저거 한 조각 더 먹으면 끝!

나머진 당신 다 먹어도 돼."

 

그 순간 난 30년 전의 여름을 떠올렸다. 

아하 DNA!!!

그리하여 새우는 눈으로만 보고

다른 피자 조각 먹고 나니 개운하지 않은 맛에 

나는 

점심에 먹었던 새우젓 호박찌개에 밥 한 술 말아 

입가심. 

순순한 얼굴로 오늘 피자 정말 맛있다는 남편 ,

그래, 맛나면 됐다.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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