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고
대비 해 지난해 입던 옷을 꺼내 입고 거울 앞에 섰는데
20여 년 만에 만난 친구처럼 낯설고
이게 정녕 내 옷이었던가 싶다.
세월이 변덕인지
내 마음이 변덕인지 모를 일이다.
이번에 딸이 다녀갈 때
장모님 용돈이라고 사위가 쥐어 준 게 있겠다
(질러버려?
때 맞춰 나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냐 ,그냥 가지고 있으면 생활비에 들어가 배추가 될지 콩나물이 될지도 모르잖아~
언젠 이거 믿고 살았나?)
마음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뒤섞여 한 마디씩 거드는 것 같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문득 어머니의 한 말씀이 떠 올라
집을 나섰다.
거지도 선 볼 날 있다는데
또 알아? 나에게도 중요한 자리에 입고 갈 일이 생길지???
그리하여 생일쿠폰 보내 준 옷 가게에 가서
세일한다는 유명 연예인 모델이 입었던 외투를 하나 구입했다.
인증사진 하나 찍어 보냈더니
딸이 잘했다고 울엄마 예쁘다고 한다 (역시 내 딸 , 네가 내겐 로또다)
나에게 날개 단다고 날아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나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외출을 기다려도 될 것 같은
해맑은 오후
일년을 잘 살아 낸 나를 칭찬해 보는 시간이다.
산딸나무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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