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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따라바람따라

고향 가까이...

 명절이 지나고  나니

기다릴 때 보다 더 허전 하다.

고향을 떠난 것은 70년대 초

우리 가족이 모두 떠난 것은 75년 아버지가 돌아 가신 후 80년대 초였다.

그 후 부모님 성묘 가는 길 외에 일부러 찾아 간다는 것은 참 어색한 일이기도 했고

기억속에 그 풍경들이 변화된 채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이 일종의 두려움이기도 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담으려니

시속 100km는 되는 모양이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철조망 안은

00사단 훈련장이다.

하늘이 푸르다

저 안에 있는 훈련병들은 담장 밖의 세상이 그립겠지.

기한 동안 군복무 잘 하고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녹색의 윤기를 덜어낸 프라타나스길이

가을볕이 들었음을 말해 준다.

 

가던길

시골의 한 주유소 마당에 꽃들이 행복한 얼굴로 나의 발걸음을 잡았다.

잠시 유년의 뜰을 걷듯

그렇게 한참을 서성거렸다.

 

 

 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코스모스.

이길을 따라 걸으면 낯익은 고향집에 다다를 것 같은데...

꿈속 같은 풍경이다.

 

 

 달리아

향기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우리집 화단에도 늘 피어 있던 꽃, 그 색깔 그대로였다.

 

 

 

이 달리아는

스펀지공을 만지는 느낌이었다.

참 예쁜 꽃이다.

 

굽이도는 고갯마루에 서니

동네며 들판이 한눈에 보인다.

오후 햇살이 길다...

 물봉선과 까실쑥부쟁이가 피었다.

차창밖으로 하도 고와서

잠시 내려 보았다.

 

 

 산자락에서 칡즙을 파시는 아주머니 곁을 맴도는 칠면조.

낯선 나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한나절 머물고 오는 고향언저리

꼭 내가 자란 그 곳은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풍경들

두고 돌아오는 길이 아쉬움만 남는다 .

기회가 온다면

난 이런 풍경 속에서 살고 싶다.

 냇가의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지만

차창밖의 풍경이다.

 아까 지나갔던 길...

오후 햇살이 다르다.

 

 해는 지고

아직도 귀경하는 인파로 고속도로는 복잡했다.

먼산도,들도,멀리 보이는 불빛들도...

또 그리움속의 한 장면이 되어 내게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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