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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나이 탓을 말자 해도

2003 11

 

새벽시간
갑자기 잠에서 깬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기를 느낀것도 아니고
갑자기 어디가 아픈것도 아닌데
잠에서 깨어 더이상 잘수 없어 뒤척이다
결국은 어느시간에 와도 사람사는 세상인 컴앞에 와 앉았다

어릴적 내 부모님은
나보다 먼저 잠드시는걸 본적이 없었고
나보다 늦게 일어나시는걸 본적이 없었다
우린 고단하기만 한데
어찌 저리도 일찍 일어나시어
곤한잠을 못깬다고 불호령을 치시는지
참 야속한 때가 많았다
그때야 내 머리맡에서 아버지 하시던 일은
노끈을 사각사각 손끝으로 비비서 만드시는 일을 하시거나
자리매는 일을 하셔서
달그락 거리는 노끈매단 추들이 움직이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듣게 되었었다

어쩌면 그 무렵 보았던 우리 아버지 연세에
나도 가까이 가고 있는게 아닐까?
잠이 달아나는 일이 자주 있으니
아마도 아주 애송이 나이를 벗어멘건 틀림없나보다

어느날 아버지께서 편찮으시다는 전갈이 왔을때
그리도 부지런하던 아버지께선
반가운 막내딸을 보시고도
손으로 어여 거기 앉거라 하실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셨다
차라리 얼른 일어나 학교가라고 불호령 내리시던
키기 커다란 아버지의 모습이 그리웠지만
쇠잔해진 아버지의 모습을 되돌릴 수 는 없었다

이런 조용한 시간은 유난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인다
시골마을에서
남에게 빠지지 않게 키우셨고
자상함으로 사랑을 가르쳐 주신 내 아버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 하나 부족함 없이
우리를 채워주셨던 많은 추억들....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이다음에 추억할 것을 얼마나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일까?
나는 정말 따뜻한 사랑을 아낌없이 준것일까?
대청도에 있는 우리의 해군일병
자칭 얼짱 아들도 보고싶고
낼모레 수능발표 아랑곳 없이
깊은잠에 빠진 내 작은 보물
딸아이의 얼굴에 사랑의 뽀뽀를 해주고 싶은 이시간.
이 고요한 새벽
나만 깨어있는 은밀함에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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