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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늙는 씨가 따로 있는게 아녀

2003 9

 

나는 울엄마가 마흔넷에 낳아주신 늦둥이이다
기억속의 엄마는 쪽지은 머리와
야위었지만 부지런한 모습이셨다

내가 세살때 큰오빠가 결혼하고
여섯살때에 막내 오빠가 결혼하여
새언니 등에 업히기도 하고
그손에 밥을 먹고 자라게 되었다
엄마가 무슨음식을 잘하셨는지는 잘 몰라도
새언니의 열무김치 담는 솜씨나
계란찜이 유난히 부드럽고 맛있었다는 것은 기억을 할수 있다

그 늦둥이가 늦도록 시집가지 못하자
매일 채근하러 내게 오셨다
출근전 ,퇴근후,휴일,,,아무때고 마주하면 한숨만 내쉬시던 어머니
무슨 근심이 그리도 많으시냐고
늙으면 다 그런거냐고
엄마를 속상하게 해드렸었는데
그럴때 하시던 말씀이 있다

"늙는 씨 따로 있는게 아녀!"

요즘 와서 그 말씀이 새삼 떠올라 반성을 해보는데
나역시 아이들에 대한 근심이 떠날날이 없다
본디 엄마라는 이름은 그런것인지
아이가 아침을 거르고 가도 걱정
피곤해 보여도 걱정
군에간 아이 맡겼으면 잘있겠거니 해도 되련만
많은 대열속에서 잘 하고 있는지
아픈데는 없는지....
그러나
내 이런 근심이나 걱정이 애들에겐
참 대수롭지 않다는거다 .

가끔씩 무슨말을 꼭 해야 할것 같아 아이 방문앞까지 갔는데
나 왜 여기 서있지? 싶게 잊어먹은 메세지,
그리고 가스렌지위에 올려놓고 잊고 있다가 누룽지 냄새나야
정신이 드는것 하며
직장 다닐때까지만 해도 컴퓨터 따로 필요 없다던 동료들의 말이 무색하게
어리바리 해진 나의 모습
정말 어머니가 옆에 계시면
"잘못했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걸 어쩌리~~~~

늙는 씨가 따로 없음을
이제야 깨닫는 철없는 막내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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