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常

나의 옆지기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2003 3

 

서로 성장과정과 경험이 다른 두사람이 만나
20여년을 살면서
누구나 처럼 옥신각신
산전 수전 공중전 다 격고 이젠
승자도 패자도 아닌 상호 협조하에
아들 딸 낳아 살고 있네만
요즘들어 서로 마주보고 앉아도 특별히
할말이 없다

남편은 티비옆에 나는 컴앞에
서로 웃고 있지만
웃고있는 내용은 다르다
나는 내방에 들어온 친구들의 이야기 보며
키득대고 웃다 그것도 모자라면 컴을 끌어앉고
눈물까지 찔끔 하며 웃어 대지만
옆사람은 갈갈이 삼형제나 옥동자를 보고 웃고 있는것이다

결혼하고 한달남짓 되었을때
나의 친정아버지 기일이 다가왔다
당연히 함께 가리라 믿었던 사람
무심결에 한마디 하는데
"나 장인어른 얼굴도 모르는데 그래도 가야하나!"
난 얼마나 어이 없었는지.
그렇다고 가만있을 내가 아니지.
"그래! 얼굴모르는이는 제사 지내러 갈이유가 없는거구나
좋은걸 가르쳐 주었네. 나도 시아버님 제사는 모시지 않아도 되는거네..."
두다리 뻗고 나는 울었지.
아버지 못보신 사위를 보여주고 싶은 내맘을 왜 모르노!
수습이 안되는 남편은 아차!!!
밤새도록 빌고 다음날 참석하여 꾸벅 절을 하였기에
나는 지금도 시아버님 기일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네.

언젠가 내가 입원을 했을때
밥을할줄 모른다고
흥부마냥 두애들 달고
형수네가서 일주일을 밥을 얻어먹고 있었다니
너무도 답답하여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퇴원하고 보니
누워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왜?
날새서 부터 잠들기 전까지
"여보 .쌀은 이만큼 씻어? 물은 이만큼 부어?
얼만큼 끓여? 뜸은?????????????"
에구! 막둥이 시집보내느니 내 대신 가고 말지
어이할고
밥한술 누워먹기 어렵나니..........
아픈다리 이끌고 결국은 부엌에 끌려나간것을......

이른새벽 한시
그땐 음주 단속이 없을때였지
졸다보니 쿵! 에구 뭔소리 마른하늘에 천둥소린 아닐테고
나가보니 마당 한가운데 있는 낯익은 얼굴
나를보고 웃으며 차가 저리 휙~~~~!!갔다네
뭔소린고...........나가보니
대문앞 남의 밭에다가 차는 물구나무 세워놓고
자긴 어떻게 나왔는지
그래도 상처하나 없음이 감사하여
아랫목에 뉘고 꿀물한사발 대령하니 아하!!달다......... 마누라 최고라네.
날밝으면 어디 봅시다!
그런날이 있었다네^^

그런저런 얘기 다 풀어 놓을수는 없으되
부엌근처는 얼씬도 안하려는 남편,
잔꾀 다부려 커피한잔 얻어먹으려면
일류 요리 만드는 사람 모양으로
또다시 불러댄다
여보 커피 한스푼? 두스푼???
설탕은?
프림은?????
에구.........또 실수 한겨
내가 타마시고 말지

조금전 물마시러 나온 남편
렌지위에 끓는물 한주전자
"여보 그옆에있는 보리차 한봉지 넣어줘요 "
당연히 봉지째 넣었겠지(요즘은 여과팩에 들어있는걸 사용중)
의심없이 다가가보니
에고!에고! 뭔일인고
주전자 속은 걸프전 방불케 난리부르스!
이때
안방에서 나를보고 한마디 하는데
"당신 컴갖고 놀라고 내 보리차 잘 넣었지?"
대체 뭘 잘 넣었다는건지.......
보리차 봉지를 찢어서 보리가루를 넣어 놓았으니
고운체로 받치기 전에는 씨리얼도 아니고 그냥 먹을수가 없는것이다
그래도 날 위해라는 말에 감격을 해,말어?

이렇게 가끔 코메디 아닌 코메디를 연출하며 살지만
단 한가지
참말 앞뒤로 보나 양옆으로 보나
부처님 다음가게 너그럽고 착한이 있으니
이름하여 나의 옆지기.
내근심 아랑곳 없이 잠이든
나의 옆지기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살아가며 궁금한게 딱 한가지 있는데
누구나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는 내남편이 사는집에
왜 사월 초파일에 등달러 오는이가 없는것일까?????

에라디아~~~~~~~
잠은아니오고............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원을 두루 돌아   (0) 2009.11.20
요즘 봄 날씨 처럼   (0) 2009.11.20
계절 따라 입 맛도   (0) 2009.11.20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0) 2009.11.20
서산 상왕산 개심사  (0) 2009.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