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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가경일 아침에

2004 1

 

어스름 불빛에도
창밖에 흰눈이 보인다
이틀간 계속 내리는 눈을 보며
내가 서 있던 코리아 하우스의 앞마당을 떠올렸다
무엇이 급해 엄동설한에 결혼식이냐
아니 그것도 눈쌓인 마당에서.....
그런 축복속에 100년을 살아보리라 했었지....

결혼이란게 기대마냥
핑크빛 드레스를 입고 드나드는이 맞는 것 만이 아니란걸 깨닫는데
필요한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미숙한 솜씨에 열식구 살림이라니....
진즉 시집가서 자리잡은 친구들 부럽던게 그때였었다

너무 뜨거우면 데일까 두려웠고
너무 차가우면 정떨어질까 걱정되어
무덤덤 살아가는게 최상의 방법인줄 알아내고
부처유사품 처럼 살아가는 나의 반쪽 으로하여
내 속 은 간헐천이 되어 있기 일쑤였다

20여년 살아보니
나와 다른건 어쩔수 없으니 그냥 인정
본질에 대한 긍정적 사고로 바뀌었고
칼릴지브란의 말처럼
그래, 우리둘의 사이에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자
그래서
속상한 일은 그 바다에 던져 버리고
좋은일은 갈매기 되어 날게 하자...

문득 거울을 보니
그 눈오던 날 상기되었던 얼굴은 어디에도 없고
그저 펑퍼짐한 아줌마가
수많은 모서리 다 닳아진채 앉아 웃고 있다
이제 나의 결혼 생활은
남은 동안
두아이 자기네 둥지 잘 만들어 살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과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이겠지

그런데.....
언제 다 키우지?
이제 스물둘,스무살의 아이들이니......
家慶日중에 첫째
일가창립기념일,
저녁에
아들은 군에 있지만 세식구라도 축배를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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