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常

가경일/내친김에...

2005 1 19

 

1

家慶日에~~

30년을 미뤄온 결혼이 뭐 그리 급할거라고
많은 눈으로 전국이 교통두절인 그해 1월 19일
한국의 집 마당에 초례청이 차려지고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아보리라고 맞절을 했었다.

20여년 살고보니
남편은 파뿌리 된지 오래
내머리는 파뿌리가 아닌지 아직도 검은 머리.
아침마다 염색된머리 헤집는 하얀머리 감추는 남편의 몸짓이 안스럽다.

오늘아침
멋적게 웃으며 가경일을 알리는 남편 .
문득 지금껏 살아오기위해 난 그때의 선택이 옳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남편을 처음 선본 자리에서 가냘픈 (?)몸매로 수줍어 하던 사람 .
이 덩치로 구해 주어야 할것 같던 사람,
무슨 배짱에 내가 그런 선택을 했었는지...

그때까지 난 인생이란 순리대로 살아지는것이겠지.
남들 살아간 길을 낫지는 못해도
그만큼은 살아지는 것이겠지
그런 생각을 했던것 같다.

잠시 돌이켜 보고 반성해 보건데
난 지금까지의 결혼생활을 잘 못했던것 같다.
우리엄마 연세 75세에 막내딸을 시집보내며
그저 담장밖에 나다니지 말고
애들 잘 키우며 살림 알뜰하게 살라고만 가르쳤지
적극적인 사고로 열심히 일해 돈도벌고 애들 유학도 시키고 땅도사고 부자 되거라 하고
가르치지 않으셨으니 ,난 그렇게 조신.ㅎㅎ 하게 살면 되는줄 알았으니까...
그러니 난 숙맥이여~

애들 둘은 그래도 잘 자랐으니
나름대로 위안을 삼아야 할래나?
낼모레 외박 나온다는 아들의 축하한다는 전화가
그냥 쑥스러운 아침이다.
아픈곳만 늘고 이젠 나도 젊음에서 어지간히 벗어나는 느낌이 드네.

가경일.
오늘아침은 대견함보다 아쉬움이 많은 아침이다 .



 

 

 

 

내친김에...

2

 

아침에 나발 불은대로
가경일이었던 터.
집을 나서는 남편이 오늘 저녁 외식하지,
저녁에 전화활게...
쫓아 나가며 뭘 사줄거냐고 물으니
364일은 제껴두고 날이 날이니 만큼 오늘하루 유명한 수원 왕갈비 사줄게. 한다 .
말이 왕갈비지,값은 싸냐구.
(싼집은 1인분 2만7천원에서~ 비싼집은 3만 5천원을 하는지라...
그것도 대부분 수입갈비)

이참에 나도 웰빙바람좀 타볼까 싶어
그돈 뚝떼서 3만원만 주고 가소 ,
그리고 일찍 귀가나 하는게 날 도와주는거요.했지.

그래서 3만원 받아들고
낮에 서신에 들려 당성 사진 찍고 돌아오는 길에
사강장터에 들려보니
비닐막을 쳐 놓고 할머니들이 생굴을 까고 있기에 물으니 kg당 만원이라네.
2kg주세요 했더니 날도 춥고 평일이니 내 많이 주께, 하시면서 한종지는 덤으로 주신다.
현지에서 사면 좋은점이 제물에 있는 싱싱한 굴을 살수 있고
오늘같이 운이 좋으면 덤도 얻을수 있어서 좋다.

그다음 조개 파는데 가서 바지락 1kg 4천원에 사고
친구에게 얻은 책 한보따리 들고 오려니 어깨는 무거웠지만
저녁지을 생각에 곧 돌아왔지.
오는길에 집앞 가게에서 제주무(단맛과 물이 많아서 맛도 좋더라)1개
콩나물 천원어치 사들고 올라와

뚝배기에 무 채썰어 깔고 불은 쌀 한홉얹고 한소큼 끓인뒤
잘씻은 굴 듬뿍 얹어 뜸을 들이니 구수한 맛이 느껴지는거라.
그다음 뻘이 빠진 바지락 국물내어 청양고추 송송썰어 넣고 콩나물 국 끓이고
백김치,총각김치,파김치,일렬로 줄세워 놓고
파 움 뜯어 송송 썰어 금방 볶은 깨 부숴넣고 진짜 참기름 섞어 양념장 만들어 내 놓으니
일찍 돌아온 가족들 한상에 앉아 그야말로 고소한 저녁상이 되더라.
(남은 굴은 낼 어리굴젓 담을거야 .)

갈비먹은것은 아니지만 반값에
어느 식당에서도 맛볼수 없는 영얄굴밥을 먹게 되었으니
제철에 제맛이요
집에서 먹으니 또한 편안함이라....

봄에 홍천서 캐다 담아놓은 더덕주 한잔 곁들인 남편
오늘이 자기에게 생기복덕일이라며 웃어준다.
그런데....
두그릇 먹었을때 알아 봤어야 하는데....
포만감에 다른날 보다 일찍 잠이들어 코고는 사람
어째야 하지?
그냥 잘 자게 둬야겠지??? 에구~
친구들이 뜨건밤 보내라 했는데...ㅠㅠ ㅎㅎ

잠안 오는 밤
궁시렁 대는 주이.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시 외출 중   (0) 2009.11.20
이 번엔 내가 당번이다.  (0) 2009.11.20
산삼이면 어떻고 당귀면 또 어떠랴   (0) 2009.11.20
날도 더운데 돌아버린 이야기  (0) 2009.11.20
바이러스에 감염된 내 남편   (0) 2009.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