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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이 번엔 내가 당번이다.

2005 2

 

우리는 4형제다
그중 나는 둘째.
시숙의 늦은 결혼으로 처음 시집살이 하며 기일을 챙겼었지.
그러다 맏동서가 들어 왔는데 나보다 세살이 아래였어.
여자 촌수가 어디 촌수여야지.
형님이 생겼다는것만으로도 난 정말 좋았어 .

그런데 말야
맏이는 좀 다르게 태어나는 것인지
맏딸이었던 나의 형님은 맏이로 든든한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었어.
하긴 난 막내로 자랐으니 여럿 모이면 늘 막내인지 착각속에 살고 있기도 하지.

그 형님이 살기 바빠 명절마다 친정에 가는일을 엄두도 못내게 되었어.
멀기도 하고 사는게 녹녹하지 않으니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
속으로야 왜 엄마가 그립고 고향이 그립지 않았겠나?
그러던 형님이 이번엔 조심스레 얘길 하더군 .
몇년간 가지 못한 친정에 가보고 싶다고.
부모님이 앞으로 얼마나 사실지 모르는 불안감에 한번 다녀 왔으면 좋겠다고말야~

그래서
이번 설 당번은 내가 하기로 했어
내가 시집살이 면하니 그 속내를 헤아리지 못한것이
얼마나 미안하던지....

아마도 지금쯤 친정 죽변의 바닷가에서
그동안의 세월들을 돌아보고 있는건 아닐까?
아니면 그저 엄마~ 하고 부르며 힘든 마음 다 내려 놓는건 아닐까?
여자들 일상이란게
특히 이런명절엔 친정갈 생각은 뒷전이어야만 하니
그리움이 많은 친구들 눈물을 찍어내기도 하겠지.

형님은 친정에 가고
난 준비하고
설날 뒷설거지는 셋째가 하고....

참 부끄러운 얘기지만
우리 막내동서
얼마나 잘났는지, 어떻게 배웠는지
시집온지 7년, 두 아이 엄마가 됐어도 시댁 명절이나 기일에 코빼기도 내밀지 않는다.
아무도 말릴수 없는일.
아마도 스키장에서 기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형제가 몇 안되어도
다 모이는 일이 연중행사도 어렵구나.
오늘 장봐다가 정성껏 준비해서 형님 없는 명절
조금은 허전하겠지만 잘 보내볼 생각이라네....

친구들도 명절동안 조금더 기쁘고 행복했으면 해.
일속에 묻힐게 걱정이지만 일년에 한두차례 그야말로 연중행사니까
마음넓은 우리들이 잘 해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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