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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작은 새는 어디로 가지?

2005 5

 

'새들이 떠난 숲은 적막하다'
노승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새들이 살지 않는 숲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산길을 따라 걷노라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새들의 재잘거림
그것은 우리의 마음에 작은 힘을 불어 넣어 주고
생각을 청량하게 한다 .

새의 종류를 그리 많이 아는 편도 아니고
어떤새가 어떤 이름을 가졌는지 세세히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숲은 새들에게 안식이 되고
숲이 제공하는 환경 속에서 먹이를 구하며 살아 가는 것으로 한다
대부분의 새들은 우리에게 이로움을 준다 .

어제 산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굉음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
그리고 숲의 향기가 아닌 기계 과열로 생기는 단내가 난다
가까이 가자 그 실체는 간벌작업 이었다 .
일용근로자들이 동원된 작은나무 솎아내기였다.
아니 솎아 내는 것이 아니라 전기톱으로 깡그리 베어내 잘게 부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소나무나 이미 커다랗게 자란 나무 외에는
다 베어져 큰나무 밑은 마당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마치 사는 집을 철거당한 영세민들처럼 작은 새들은 숲에서 쫓겨난지 오래였다.
시야가 훤해서 좋다(?)
아니다
그 초록 융단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했던 숲은 이제
붉은 흙이나 지난해 쌓였던 낙엽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업현장을 벗어나니
어디선가 멧비둘기만이 슬프게운다
작은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작은 날개짓이 힘에 부쳐 높은 나무에 오르기나 했을까?

우린 우선 눈앞에 이익됨과 편리함만을 생각한다 .
"共存 "
함께 살기란 과연 무엇인가?
자연이 사라진 환경의 삭막함 ,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것은
금방 일용할 양식이 떨어진 경우처럼 다급하진 않지만
모르는 사이 가랑비에 옷젖듯 감성을 황폐화 시켜 가리라고 생각한다 .

예쁘고 작은 새들이 사라진 숲은 너무나 조용하여
명상에 도움이 되려는지 모르지만
이제 약아빠진 참새나 까치들만이 시끄럽게 우리를 깨우는
도심의 한복판에서
그들도 함께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라고 위로 받아야 하는지?
우울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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