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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따라

오대산의 나비여행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에서 오대산 쪽으로

전나무 길 을 따라 한 참을 올라 가면

월정사와 상원사를 만난다

명찰이기도 하거니와 주변 풍광이 빼어나

사철 여행하는 이이 마음 쉬어 갈 곳이 되기도 한다.

 

 

깊은 산 임을 알게 하는 계곡 물소리가 발아래 들린다.

녹색 숲길을 걷는 일은 모든 상황을 만족스럽게 한다.

 

상원사 계단을 오르니 다람쥐들이 빠르게 오가며 식사중이다.

사람들의 귀여움과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참좁쌀풀의 꽃잎이 유난히 곱다.

산세 좋은 곳에 사니 마음이 고운가보다.

 

 

큰뱀무도 이제 피어나는 중...

 

중간에 들리고 싶은 곳이 꼭 있다.

볼 일은 뒷전이고

거미와 나방이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 가녀린 다리로 사냥이나 잘 할 수 있을까?

이름은 무엇일까?

통거미류의 일종이란다.

 

나방이도이 곳에 사는 녀석들은 때깔도 다르고 처음 보는 녀석들이다.

밤새 이름을 찾았지만 제대로 불러 줄 수가 없다.

벚나무푸른자나방 추정

 

 

산누에나방종류 같은데...

 

깃동잠자리는 거북꼬리에 올라 타고

오가는 이들을 참견한다.

 

이 곳엔 등칡이 많다.

고목에 싹을 틔운 작은 등칡이

어느날 주변을 감싸 안을 튼튼한 덩굴이 되어 있겠지.

 

노랑테블나방은

비단옷을 입은 것 같다.

인물은 나고 볼 일이다.

 

노루오줌은 횃불처럼 숲을 지키고

 

습기 마르지 않는 곳엔

바위떡풀이며 솔이끼며 지리고들빼기들이 자리 잡았다.

 

바위떡풀

 

 

솔이끼

 

지리고들빼기

 

잠깐~~

내가 오늘 이 곳에 온 목적을 잊고 있었다.

높은 산에 사는 나비들을 보러 온 것인데

길 섶의 꽃들만 눈맞춤 하고 있었다.

 

눈을 들어 하늘을 향하니 눈에 들어 오는 동자꽃 한 송이

곱다,섧도록 곱다.

그 때 어디서 날아 왔는지 고추좀잠자리 한 마리

절묘한 순간이다. ^^*

 

법당 뒤로 빨리 오라는 문자를 받고

달려 간 곳

함께 간 친구의 옷 깃에 앉은 번개오색나비.

서두른 탓에 핀이 조금 엇 나가긴 했어도 기념이다.

 

다른 친구는 손 끝에 올리는 묘기를 보여 주마고 했지만

비협조적이었고 ㅠㅠ

 

번개오색나비는 신기하게도

빛의 각도에 따라 푸른빛이 강렬하게 번개처럼 보인다.

 

 

 

 

조흰뱀눈나비

편 날개를 좀체로 보여 주지 않는 까칠한 나비다.

 

앗! 심봤다!!

홍줄나비다

사랑스러운거~ 이쁜거~

잠시 멈추더니 이내 숲으로 날아 들었다.

 

 

등칡에 살아가는 사향제비나비애벌레

애벌레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눈 부시게 흰 산꿩의다리

숲에 있으니 좀체로 인물나게 담아지지 않아 씨름을 했지만...

바람까지 불어서.ㅠㅠ

 

고추좀잠자리들은 정말 많았다.

오셨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ㅎㅎ 인사 하는 이쁜이들

 

산겨릅나무 잎이 숲에 있는 적은 빛에도 아름답다.

 

순간 은판나비 한 마리 날아 오르더니

이내 몸을 숨긴다.

얘야~ 제발 얼굴좀 보여다오 애원 했지만

끝내 날아가 버리고...

그 아쉬움에 올려다 보고 또 보고 기다려 봐도 돌아오지 않은 은판나비여~

 

은판나비

 

 

 

오래 전에 함께 걷던 친구 생각이 났다.

이 산길을 오르내리며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던 그날이 오래전이 되었다.

그 친구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내 일상이 편치 않았으니 잊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지금은 멀리 있다.

 

상원사 경내를 여유롭게 돌아 보지 못했다.

잠시 산 아래를 내려다 보니 평화롭다.

비 온 뒤 하늘은 쾌청 .

나의 미래도 쾌청지수  상한가.

 

 

 

 

상원사 초입의 작은가게

알림판이 예뻐서 ...

 

상원사 주변에서 몇가지 나비들을 만난 흡족함으로 허리를 펴고 보니

눈 앞이 @@@ 배고프다.

 

식당가에 내려와

산채 비빔밥과 더덕구이를 먹었다.

시장이 반찬 .

아무도 말이 없다. ..............................

창밖의 농기계 주인도 식사중? 자작나무 수피가 예쁘다.

 

식후경이라...

진고개로 올라 갔다.

파란 하늘이 속까지 시원하다.

 

하늘도 시원

바람도 시원

와~~~ 신난다.

 

 

휴게소 빨간 지붕이 파란 하늘과 참 잘 어울린다.

내가 좋아하는 빨강색지붕.

 

시원한 바람이 아쉬웠지만 역광으로 보이는 농촌 풍경을 담고 내려 오는데...

 

미역줄나무가 눈에 들어와 잠시 멈춘 사이

이 왕눈이는 또 누굴까?

궁금한건 나중이고 참 귀여운 이 친구도 델고가자...

팔점박이잎벌레.

八자가 배에 그려져 있단다.

 

미역줄나무 흰 꽃이 파란 하늘에서 물이 들것 같다.

 

방아다리 근처에 살고 있는 솔나리

시기가 조금 지나가고 있었지만

빛도 지나고 있었지만

이 고운 처자를 두고 올 수 없었기에...

 

 

산씀바귀도 반기고

 

박주가리도 이젠 꽃이 핀다.

보송보송 귀여운 꽃

 

오늘 하루도 전나무 숲에서 나는 그윽한 향기처럼

아름다운 날이 되었다.

바라보는 시선이 같은 사람들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함께한 시간은 청량제가 되어 나를 다시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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