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바람따라

횡성 둔내의 맑은 바람을 찾아서.

 친구와 서울을 떠나

양평을 거쳐

얼마쯤 가다가 평화로운 농촌 마을 시냇가에 핀 참나리를 발견하고 잠시 차를 세웠습니다.

낯익은 풍경이 나의 고향 , 내가 가는 곳의 목적지인양 착각을 하게 했지요.

 

 

제가 어렸을 때에도

개울가에는 참나리가 많이 피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고운 꽃 빛 하나만으로도 어릴적을 기억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겠지요?

 

 

둔내로 가기 전

봄에 잠시 들러 본 봉복사라는 절

야생화가 참 많이 자라는 계곡이 떠 올라 올라갔습니다.

꽃은 없었지만 부도탑 주변을 도는 꼬리명주나비 한쌍이 보여

얼른 내려 가까이 갔지요.

풀을 깎아 낸 곳에는 쥐방울덩굴이 새싹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꼬리명주나비는 쥐방울덩굴을 식초로 살아가거든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뜰에 자목련이 곱게 피고

우뚝 자란 전나무가 멋지게 지키고 있는 법당 뜰이 좋습니다.

 

 

 

 

 

 

꼬리명주나비암컷입니다.

 

 

수컷이구요

 

 

나비 따라 다니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목엔 금꿩의다리가 별이 쏟아지는 것 처럼 피어 난다고 했습니다.

개다래 잎도 이젠 서서히 초록으로 변하고 있었구요.

금꿩의다리는 정말 친구의 말이 딱 맞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역시 그 계곡에도 꼬리명주나비가 무척 많았습니다.

곰딸기도 익어 달콤했고

물양지꽃은 소복소복 피어 웃고 있었지요.

 

개다래

 

 

곰딸기

 

 

 

금꿩의다리

 

 

돌양지꽃

 

 

친구네 밭에 들어서자

갖가지 나비들이 반깁니다.

처음 보는 나비는 정말 신기했고

본 적이 있는 나비는 이름을 불러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은은점선표범나비

 

 

 

 

네발나비

 

 

줄꼬마팔랑나비

 

 

귤빛부전나비

 

 

북방까마귀부전나비

 

 

참까마귀부전나비

 

 

먹부전나비

 

 

 

 

제비나비

 

 

노란측범잠자리

 

 

 

 

 

삼하늘소

 

노랑날개무늬가지나방

 

 

해는 점점 기우는데

나비랑 노느라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삼잎국화를 올려다 보니 반갑습니다.

 

 

지는 산수국에도 작은은점선표범나비가 앉고

 

 

 

 

더덕은 꽃망울을 잔뜩 달고 있어요.

 

 

원추천인국은 풀 섶에서 살아 가느라 키가 무척 자랐네요.

 

 

백합향기는 바람 불 때 마다 돌아 보게 하고

 

 

 

 

나는 카메라 메고 나비들 쫓아 다니는 사이

친구는 카메라를 멘 자세로 늙은오이를 한아름 따가지고 나옵니다.

무공해로 익은 방울토마토를 배부르게 따먹고

이런저런 수확물을 한아름 들고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다.

 

 

 

 

 

묵정밭에 호박을 심었는데

개망초만 무성하고 한알도 안달렸다고 ...

돌아 오는 길 가에도 물양지꽃은 배시시 웃으며 배웅합니다.

오늘 밤 꿈에는 나비랑 숨바꼭질이라도 할 것 같군요.

아름다운 산골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