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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바람따라

한강바람/선유도공원

 서울에 볼 일이 생기면

한가지쯤 더 챙겨 보고 오는 것이 수고의 댓가라고 생각 된다.

오늘은 행선지가 목동이니

그곳에서 전철을 타고 여의도에서 환승을 하면 선유도 갈 수 있다.

버스노선은 찾아 보는 것도 어렵고 전철을 기점으로 찾는 것이 빠르니 오르내리는게 불편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문득 가로수를 올려다 보니

은행알이 제법 굵어졌다.

더워더워 그러는 사이 얘네들은 쉬지도 않은 모양이다.

 

선유교를 바라본다.

난 저 구름다리를 보면 현기증이 난다.

건널 때에도 다리 중심으로 걸으며 되도록 강물을 바라보지 않는 편이다.

 

잠시 좌우를 보니 전선줄은 오선지인듯 바람이 걸려 있고

성산대교는 시원하다.

 

 

이 나라 지성인은 다 모였다는

여의도.

둥근 지붕 아래는 격투장이거나 말거나

멀리서 보는 풍경은 평화롭다.

 

 

 

지나온 길

가끔 돌아 보고 싶지만, 돌아가기 싫은 지나온 길

그리 잘 못 길을 찾은 건 아닌 것 같은데도, 늘 후회스러운 우리네 지나온 삶의 나날들 ...

 

 

양버들

바람에 맡긴 온 몸은 한쪽으로 기울고...

 

미루나무 잎은 제각각 소리내어

마치 참새들이 떠드는 것 같고...

 

-추억 하나-

71년도

여고시절

시험공부를 한다는 우리 친구들이 찾은 곳은

큰 개울가 미루나무 숲이었다.

잎사귀들의 부딛힘이 참새들 재잘거리는 것 처럼 어찌나 시끄러운지

공부고 뭐고 책가방 베고 한나절을 잘 자고 나니 밀려 오는 후회.

그래도 그 아름다운 날은 잊을 수가 없다.

그 친구들 지금 어디 있을까?

 

 

버드나무의 흐느적거림도 한 낮을 시원하게 한다.

그늘엔 소풍나온 가족들과 연인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범부채 한 송이가 피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연신 흔들려서

나도 따라 흔들리다 여러컷 중에 한장이 좀 낫게 담아진것 같다.

 

벌개미취도 이제 개화가 시작 되었다.

 

개미취는 낮은 자리에서 더위에 지친듯 보이고

 

깃동잠자리 한 마리 날아와

노루오줌을 상투 삼아 올라 앉아

이 폼 저 폼 다 재며 나를 붙잡는다.

나 더워~ 어쩌라구 ,너랑 놀아 줄 시간 없다니까~ ^^*

 

선유도공원은 원래 정수장 시설이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상징적으로 수생식물들을 많이 식재 해 놓았다 .

수련은 핀 꽃이 없었고

연꽃 두어송이...개연 몇송이 피었고

고요하기만 하다.

 

 

 

흑삼릉 열매가 제법 자랐다.

지압봉 삼아 손에 쥐고 다니면 좋을 것 같았다.

 세모고랭이가 실하게 자라 햇빛속에 있다.

 

개연이 피고 지고 옆엔 씨앗이 보인다.

 

 

개구리가 정말 이것을 먹고 살까?

고래밥이란 과자를 보며 고래는 정말 이걸 주식으로 삼을까?

인디안밥을 보며 인디안은 정말 이런 밥을 먹을까?

바보같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개구리밥

 

자라꽃은 잎도 없이  물에 떠 있다.

 

물수세미

햇빛 속에 있으니 제법 근사하다.

 

점심 때가 기울었는데

마땅히 입 맛 다실게 없다.

서둘러 돌아보고 나가야지 하는데...

탐스런 핫도그. 아니 부들이 배고픔을 못 참게 만든다.

 

부처꽃도 모여 있으니 보기 좋다.

언제나 같은 생각이지만 모여 있어 미운 것은 사람들 뿐인것 같다. (각자 자기 잘난체만 해 대니까)

 

자작나무 아래 몇송이 나리가 피었다.

 

 

섬초롱은 이제 자리 내어 줄 때가 온 것 같기도 하고...

 

 

온실이 있기에 들여다 보니...

 

문주란꽃이 피었다.

정신 나간 여자가 빗질 하지 않은 머리 같지만 향은 끝내준다.

 

알로에아보레센스인가?

당최 외워지지 않는 영어이름...

 

 

잔디밭 옆에서

원추천인국이 활짝 웃는다.

모처럼 꽃다운 꽃이 눈에 들어 온다 ㅎㅎㅎ

 

자귀나무 꽃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 있으니 더 시원해보인다.

 

구름다리 위로 오가는 이들도 뜸한 더운 여름

집에 있는 냉수 생각 간절하여

다리를 건너는 일도 귀찮고

버스타고 전철 역으로...

오늘 전철을  2,4,5,9,호선 환승하며 바쁘게 서울 구경 잘 했다.

 

누군가가 사준 오래된 선물이라도

그 물건은 곧 그 사람이 되어 다가 온다.

오늘 찾은 선유도

나 혼자 걷고 있었지만

처음 찾아 왔을 때 함께 왔던 초등학교 동창들이 보이는 것 같아 두리번 거렸다.

추억은 그렇게 마음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