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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김치담기

 

 

 

 

추석이라고  해도

어른들이 모두 안계시니

우리 애들하고 편안하게 휴일을 즐기면 된다.

연일 장맛비처럼 내리는 저 창밖의 비

지난 해 김장김치로 여태 버티고 살았는데

추석을 앞두고 김치라도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렀다.

야채며 공산품이며 어느 한가지 비싸지 않은게 없는 요즘은 장에 가서 기웃거리는게 두렵다.

 

다음 주엔 우리 집 장남 생일이 있고

그 다음주엔 추석

또 그 다음주엔 가장의 생일...

뭔일로 추석 전 후에 가경일이 둘씩이나 있는지

늘 이 무렵은 고민을 하게 된다.

암튼 김치는 해야하니 야채가게로 직진.

임전태세로 돌입 .

 

고냉지배추 두개 묶은 것 별로 크지 않음 9000원 씩 4단 :36,000

무 한 개 3000원씩 두 개 :6000

쪽파 갓난애 손목 굵기로 묶은 것 2000원씩 두단 . :4000

대파 여섯뿌리 묶은 것 2000원

양파 작은자루 5000 원

무거워서 택시 불렀더니 요금 2300원 (기본료)

합계 55.300원

여기에 고춧가루와 비싼 마늘,생강 ,젓갈 별도

 

 입이 안 다물어진다.

그래도 아직 사먹는 일은 익숙지 않은 재래종이니 어쩔것이냐

때깔이 덜 나도 내가 해 먹는게 칼칼하고 개운하다.

 

저번 오빠집에서 따온 붉은 고추는 그동안 태양초가 돼 버렸는데

꼭지 따서 씻어 불리고

양파,마늘,생강,함께 갈아 젓갈에 버무려 놓고

배추는 소금물에 잠수중이니 오늘저녁이면 김치는 끝나겠지.

 

신혼 때 엄마가 애들 키우느라 힘들어 보이는 막내딸 생각한다고

담아 놓았던 김치.

눈이 어두우셔서 절여 놓은 것을 다 씻어 놓은 것으로 착각 해 양념 속을 그대로 넣어

속상해서 울었던 기억이 나 늘 마음에 걸린다.

 

비싼 재료로 담는 김치 맛나게 익으면

우리집 사위 되겠다고 문간에 엎드려 있는 칠복이녀석 불러 밥이나 해 줘야 할까보다.

정말 어른이 되는 것 같은 느낌

환갑 전에 사위 하나는 봐야 할텐데...

문득문득 아이를 바라보며 서운함과 대견함이 교차한다.

나도 이제 장모 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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