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글이다.(2004 년 가을)
카페를 알고
꽃향기많은집
정기모임 꽃 출사를 처음 따라 가던 날 .
그 설렘을 추억해본다.
이틀전부터 자다깨어
그림에서 본 꽃무릇을 떠올리곤했다.
여행이 처음도 아닐뿐더러,선운사도 초행길이 아니지만
초등학생 처음 장거리 떠나는것처럼 왜이리 설레게 하는것인지 참 알수가 없다.
TV에서 비옷을 입은 기상캐스터가 종일 많은 비가 내릴것이라는 예보를 하는데....
요행을 바라는 내맘은 ,제발 그 일기예보 틀리기나 해라 .
나는 절대 기상청이하 그대들을 원망하지 않을테니....
그러나
잠에서 깨어 처음 들리는 소리가 떨어지는 물소리라니...
에구 망했다.
날씨가 도와줘도 잘 다녀올까말까인데 비가온다(?)
난 지금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가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게 아니다 .
누군가가 말했듯이
빨간 융단을 깔아놓은듯한,
또는 이글거리는 용암이 흘러내리듯
그렇게 피어있는 꽃무릇을 보러 가야 하는 길인데 말이다 .
이러다 벼르던 제사에 물한그릇 떠놓지 못하고 마는것은 아닐까?
이 초보자에게
우산을 쓰고 아직도 서툰 카메라 들고
근사한 사진을 얻을수 있을거란 기대는 애저녁 무리인듯 하다 .
언제부터인가 추석을 기다리는것 보다
추석무렵핀다는 꽃무릇을 난 꼭 보고 말테다! 결심해온 오늘이거늘...
이게 뭔일인고 !!
속으로는
누가아나?
황소 뒷걸음에 개구리 잡힌다고
이 초보가 보는 비오는 꽃세상은 좀 다를지....
누구나의 고정관념을 깨는것은 신출내기일지 모른다.
가자 !
가자!!
잠자는 딸아이 깨워 서둘러 사당을 향하며 하루중에 단 한시간만이라도
반짝(?)해 주길 야무지게 기도하였다.
사당역에서 4번출구를 향하는데 멋진 카메라 가방을 든 분이 눈에 띄기에
아하~저분도? 했지만 말을 건넬수도 없고....
잠시 있으려니
한분 두분 ..짐작가는 차림으로 오시는 분들이 계시고
간단히 목례들로 일행임을 확인 하였다.
난 이제 혼자가 아니야~
꽃향기방의 일원으로 당당히 가는거야~
빗속에 낯익은 차가 한대 도착하고
특유의 온화한 미소의 화니님이 마중하시니
기쁨 시작이다.
좁은통로를 지나며 눈짐작으로 저번 천리포 기행사진을 떠올려 보는데
꽃사슴님은 담박 알아 볼수 있었다.
이름표가 나누어 지고
김밥도 나누어지고
금강산도 식후경....
맛있게 냠냠,그다음 콜콜,
아침잠 부족함을 채워가고 있었고
여전히 창밖엔 비가 내린다.
선운사 도착
줄기차게 내리는비,
도솔암까지 가실 예정이라는데
초입에서 만난 꽃무릇에 정신이 팔린 나는 도솔암이고 어디고
그냥 여기서 꽃하고 놀자 맘정하고 화니님께 저는 예서 놀다 시간맞춰 가겠습니다 .
하고는 딸아이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그 많은 꽃무릇을 욕심껐담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이란 욕심으로 다 되는것도 아니고
암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비만 쫄딱맞은 생쥐꼴이 되었다.
송창식의 구수한 음성으로
선운사에 가본적이 있나요?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은...
계절이 맞지 않았지만
아직 분홍빛꽃을 매달고 있는 배롱나무는 여전히 근사하였으나
많이 바뀐 절간의 풍경은 내가 부처님께 이르는 길을 조금더 멀게 만들어 놓은듯 하였다.
산사 음악회를 한다고 분주하기도 했지만
속세를 떠난 이들이 구도의 길을 걷는 도량이라는데에 난 동의할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차에 다시 모인 우리 일행은
장어와 복분자 술을 맛볼수 있다는 유명한 풍천장어집에 잠시 들러
푸짐한 점심을 맛볼수 있었다.
(오늘밤 집집마다 요강깨지는 소리 들리면 이웃은 지진나는것으로 착각할텐데....)
그 근심은 접어두고 또다시 냠냠 쩝쩝. ㅎㅎ 복분자 술이 담겨진 술잔을 높이들어
꽃향기 많은집을 위하여!!!!
힘껏 소리쳐 마음은 하나 되었고
갈길이 바쁜 우리는 또다시 이동~
이쯤에서 왜 이호규님이 7편까지 후기를 쓰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눈치를 채지 않을수가 없었다.
화니님의 설명대로라면 메밀꽃이 봉평이 내민 명함을 무색케 한다는
학원농장을 들려
법성포 굴비를 만나러 간다는 것인즉 .
장어에 복분자.
저녁메뉴는 굴비구이,
짠반찬먹고 물깨나 킬텐데
그러면 자다 일어나는 일도 잦을터,깨지는 요강은 어찌할것인고!
슬며시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아이고 걱정도 팔자인 나다~
애들도 아니고 어련하실것인데.......흠흠 .
빗속이라
창밖의 사물을 다 분별할수 없는 나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
창밖으로 붉게 보이는 무엇이 스치기만 해도
아니 저기도 꽃무릇이????
대단한 착시현상이다 .
한참을 가도 뵈지 않는 메밀밭,너는 어드메에 있다드냐!
무려 14만평이라는데 난 땅의 소유개념이 없는터라
도대체 가늠이 안된다 .
얼른 만나보고 싶다.
그 많은 소금을 누가 뿌렸다더냐!
그런데....
도착한 곳엔
사열을 마친듯한 굴비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는 법성포.
오잉? 메밀은 그새 워디로 가고 너희들이 나를 마중하느냐?
그래도 내려서서 그저 오늘은 찍는 목적이 있응께
내 너희들을 이쁘게 찍어 줄꼬마 했더니,
입벌리고 헤~웃는넘
멀뚱한 눈으로 내눈을 맞추려는놈
(택도 없다 이놈아. 내 이리 중고 아줌씨라도 눈은 눈썹위에 달렸응께,흑심은 품덜 말어~)
꼬랑지 팍내리고 ,잘좀찍어서 인터넷에 올려 내 애인 구한다 써주소 ,하는넘 ...
절여지고 말라가면서 마지막지은 그 요상시런 표정 감상하는디~~~
살림살이에 달인이신
향기방님들 굴비 한두릅씩 사설랑은 트렁크에 싣는데....
아마도 그리 되기까지는 하트님의 일장 연설이 있지 않았나 하는 나만의 생각.
그리하여 ,콧속에 비릿한 냄새 구석에 저장해 두고
다시 출발~
이리보고 저리봐도
하얗게 피어있어야 할 메밀밭의 메밀꽃들은
억수같은 소나기에 그저 함봉하고
고개만 떨구고 있는데,내린 소나기로
누군가 뿌려놓은 소금 다 녹아 내렸구나 하며
넓은 밭을 내려다 보고 올려다 보고 ...이리저리 머리 굴려도
저 밭에서 황금같은 구도 잡아 멋진 사진 얻기는 난 글렀다 싶다,
아직도 소녀처럼 맑은 눈망울을 가진 솔나리 언니께 살짝 컨닝을 해보니
자상하게 이리 저리 살펴가며 일러 주시니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러나 집에와서 본 나의 사진은 영 아니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물을 보는데 어째 내가 그어놓은 금은 이리 짜리몽땅한 사진이 되었는지....
맘에 안든다고 ,도공이 다구워진 도자기를 깨버리듯
나도 그 비슷한 폼으로 쓰레기 통에 던져 버리고 말았다.)
비도 비도
오늘처럼 많이 내리는 비를 본적이 없는듯
종일 빗속에 갇혀있으니 그동안 2박3일은 족히 간듯 싶다.
일정이 끝이나고 차에 다시 올라
오늘 함께한 님들을 떠올려 보는데....
30분이 함께 한것은 알겠는데
입력되기론 열분 남짓이니 이일을 어째?
여유롭게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어서 닉이나 얼굴을 익힐 시간이 부족했음이 아쉬움이 되었다.
우선
메밀밭처럼 너른 마음에 평화가 가득한 화니님
온화한 미소와 아기 사슴을 닮은 안주인 꽃사슴님 .
젊은날의 한순간도 아름답지 않은 날은 없다고 일러주신 가뫼님
수채화처럼 사시는 꽃노래님.
젊은 언니인줄 알았더니 그 착각을 깨게 해주시고 고운 목소리
단아한 기품을 보여주신 이쁜솔나리님.
마음도 몸도 선착순,젊은 청년 향곡님 .
몸은 김대중 마음은 차인표라는 허벌나게 좋은 허벌사랑님,
(제 얼굴도 허벌사랑님이 찍으면 김희선 되는지유?).
샤프란 같은 고운 모습으로 예쁜 미소를 짓던 설란님!!
사진으로 익숙하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자리에 앉아 계시던 유담님 ,
조용히 수고 해 주시며 자상한 아빠의 모습,남편의 모습을 보여 주시던 한점 바람님
멀고먼 부산에서 향기님들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와주신 byc공수거님
(byc는 메리야스회사가 아닌 ,백영찬님의 약자라고~~~.ㅎㅎ)
무던하고 푸근하신 모습,우리방 꼬리글 달기 1등이시지요!
그리고~~~~
시종일관 분위기 맨으로 애써주신 하트♡님
애쓰셨어요 .
중국풍 드레스가 잘어울리는 로사님도 계셨고
건강하고 밝게 사시는 연정님도 제 바로 뒷자리에서 반겨 주셨죠?
미소가 예쁜 헤라님,또 아까시님.....
다 기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
오늘본 꽃은 몇가지 되지 않아 입력이 쉬웠는데
님들의 마음은 기억했으나 ,닉이 생각나지 아니하니
이 어찌 하오리까???
한가지 !
님들의 모습은 모두 온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 ,꽃향기에 취해 사시는 모습이라 그랬을까요?
이 한마디가 참 가까이 다가온 날입니다
역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화니님의 빈틈 없는 행사 진행으로 하루가 편안하고 행복했던 점 감사 드립니다 .
님들 건강하시고 다음 정모에 뵐수 있기를 기대 합니다 .
감사 합니다 .